거리로 나간 예비후보들… 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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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간 예비후보들… 반응은 싸늘

출·퇴근길 얼굴알리기 박차… 시민들 “선거때만 다가오는 정치인” 관심저조

  • 승인 2014-03-16 16:31
  • 신문게재 2014-03-17 4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6·4 지방선거가 7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등 각 후보들이 '시민 속으로'를 외치며 인지도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방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적어 결국 '그들만의 선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오전 7시 50분, 중구 서대전 네거리.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과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 등으로 붐비고 있었다. 출근 시간인 만큼 많은 승용차와 버스도 지나가고 있었다.

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는 서대전네거리역 2번 출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며 인사를 했다. 반갑게 인사를 맞아주거나 응원해주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후보의 인사를 무심히 지나치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부터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위해 아침마다 대전 시내 주요 거리에 나와 인사하고 있다”며 “출근길이고 바쁜 시민 분들께 인사드리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고백했다.

서대전네거리역 3번과 6번 출구 부근 횡단보도에서는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2명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이름이 크게 써진 팻말을 들고 어깨띠를 두른 채 이름 알리기에 열중인 모습이었다.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매일 출근시간 주요 네거리에서 인사하고 있고 오늘은 아침 6시 30분부터 나와 인사를 드리고 있다”며 “인지도가 낮은 것이 제일 큰 고민이지만 공천을 위해서 당원 관리까지 해야한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인사 중인 다른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도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도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전역 네거리에서는 한 광역의원 예비후보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주며 인사하고 있었다. 그는 평일 아침에는 지역구나 주요 거리에 나와 인사하고 주말에는 등산로 등을 찾아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실제 서대전네거리 뿐만 아니라 중리네거리, 은하수네거리, 유성네거리 등 출·퇴근길 시민과 차량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예비후보들의 이름 알리기가 한창이었다. 즉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무심하다 못해 냉정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후보들의 유세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서대전공원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후보들이 나와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조용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면 웃으면서 나타나는 게 정치인들이 아니겠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다른 시민은 “정치인들에게는 손을 흔들고 명함을 주면서 인사하는 것이 인지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 같다”며 지적한 뒤 “그동안 정말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했다면 시민들이 먼저 알아봐 줄 것이고 또 자연스레 인지도도 높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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