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7시 50분, 중구 서대전 네거리.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과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 등으로 붐비고 있었다. 출근 시간인 만큼 많은 승용차와 버스도 지나가고 있었다.
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는 서대전네거리역 2번 출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며 인사를 했다. 반갑게 인사를 맞아주거나 응원해주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후보의 인사를 무심히 지나치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부터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위해 아침마다 대전 시내 주요 거리에 나와 인사하고 있다”며 “출근길이고 바쁜 시민 분들께 인사드리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고백했다.
서대전네거리역 3번과 6번 출구 부근 횡단보도에서는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2명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이름이 크게 써진 팻말을 들고 어깨띠를 두른 채 이름 알리기에 열중인 모습이었다.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매일 출근시간 주요 네거리에서 인사하고 있고 오늘은 아침 6시 30분부터 나와 인사를 드리고 있다”며 “인지도가 낮은 것이 제일 큰 고민이지만 공천을 위해서 당원 관리까지 해야한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인사 중인 다른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도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도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전역 네거리에서는 한 광역의원 예비후보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주며 인사하고 있었다. 그는 평일 아침에는 지역구나 주요 거리에 나와 인사하고 주말에는 등산로 등을 찾아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실제 서대전네거리 뿐만 아니라 중리네거리, 은하수네거리, 유성네거리 등 출·퇴근길 시민과 차량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예비후보들의 이름 알리기가 한창이었다. 즉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무심하다 못해 냉정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후보들의 유세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서대전공원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후보들이 나와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조용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면 웃으면서 나타나는 게 정치인들이 아니겠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다른 시민은 “정치인들에게는 손을 흔들고 명함을 주면서 인사하는 것이 인지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 같다”며 지적한 뒤 “그동안 정말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했다면 시민들이 먼저 알아봐 줄 것이고 또 자연스레 인지도도 높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