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장 공석상태가 길어지면서 충남 전체 소방행정은 물론 지휘체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의 장이 없다는 것은 조직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는데다 3~5월 봄철은 1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소방안전 지휘체계의 공백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부본부장직이 없는 소방조직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장기간 공석인데도 업무나 결재, 중요한 결정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소방행정과장이 대신 업무를 보는 정도다.
때문에 소방방재청에 각종 건의를 하거나 목소리를 낼 사람도 없을 뿐더러 중요한 결재를 받지 못해 다음 본부장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소방본부 직원들은 후임자도 없이 소방본부장을 교육 보낸 소방방재청의 지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인천의 경우 국제행사가 연이어 개최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데도 소방본부장을 교체하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서는 인사발령을 지시하고 송영길 인천시장은 '부동의' 의사를 전달, 이번 인사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여기에다 소방방재청을 지휘감독 했던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장관이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해 더욱 의심을 받고 있다. 이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 모두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어서 이런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제는 도 소방본부장 자리에 내정된 사람이 이미 있는데도 인사를 미룬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소방조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소방방재청에서는 차일피일 시기만 미루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벌써 2주째 '곧 발령이 날 것'이라거나 '정부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안행부 장관의 인사가 먼저다'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후임자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시ㆍ도간 인사이동의 문제도 있고,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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