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기' 학생회장 선거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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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쌓기' 학생회장 선거전 뜨겁다

대학·특목고 등 선발시 리더십 비중 높아… '민주주의 체험' 취지 퇴색 우려

  • 승인 2014-03-12 17:34
  • 신문게재 2014-03-13 6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새 학년을 맞아 학교들 마다 반장ㆍ학생회장 등 학생회 임원 선거 열기가 뜨겁다.

학생 회장 경력이 국제중 입학이나 특목고, 자사고 등 고교 진학 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과 대학 입시에서 수시전형 비율이 높아지면서 리더십이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 아이가 최고'라고 여기는 학부모의 치맛바람이 더해져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12일 오전 8시 30분 서구 A 초등학교 교문 앞엥서는 학생회장 선거에 앞선 후보 알리기 홍보전이 벌어졌다. 이 학교의 학생회장으로 출마한 6명의 후보들이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공약이 적힌 플래카드와 풍선을 들고 등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열성적인 홍보를 펼쳤다.

중·고교 또한 '선거 과열' 현상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회장 선거 과열 현상은 학생회 임원 경력이 중요한 '스펙'으로 꼽히고, 회장을 맡는 것은 리더십을 기르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중·특목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자기소개서나 서류전형 때 도움이 될 스펙을 만들기 위해 학생회장이나 반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치열한 경쟁과 스펙 쌓기에 내몰리는 현실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체로 한숨을 내쉬면서도 내 자녀만 도태시킬 수 없다며 회장 선거를 돕고 있다.

한 학부모는 “출마 동기와 공약 등을 적은 연설문을 외우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는 실전 연습을 하도록 했다”며 “학생회장을 하면 진학뿐만 아니라 리더쉽 경험도 쌓을 수 있어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회장을 시켜보자는 게 솔직한 부모 마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생 자치활동의 핵심인 학생회 선거 마저 학생 스스로 구성원의 마음을 얻어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다 입시라는 목적 때문에 '스펙'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 중학교 한 교사는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체험한다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스펙으로만 이를 바라보는 것 같아 아쉽다”며 “현실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아이들과 학부모 입장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지만 씁쓸하다”고 말했다.

특목고 한 관계자는 “특목고 입학에 지도력 부분, 리더십 관련 점수는 없지만, 학생회 임원 경력은 생활기록부 활동사항에 기재가 되기 때문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학 입학의 경우에는 리더십전형으로 뽑는곳이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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