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옥외광고 수수료 어디갔나?

배임·횡령혐의 공무원 무죄… 법원 “업무상 오류·도난 가능성”

대전지법 형사4단독(판사 최누림)은 옥외광고물 수수료를 빼돌려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유성구청 공무원 김모(41)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2월쯤 옥외광고물 표시 허가신청서를 접수받은 후 수수료 4만8380원을 징수하지 않는 등 모두 13차례에 걸쳐 수수료 합계 29만7920원을 징수하지 않아 구청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됐다.

또 2012년 7월 직원을 통해 (사)대전광역시 옥외광고물협회 현수막 등 설치와 관련된 허가신청서 3건과 4명의 허가신청서 4건의 수수료 합계 183만원을 받은 후 보관하다가 음식비와 생활비 등으로 151만원을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다.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모두 인정했음에도,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업무상 배임죄와 횡령죄로 기소된 금액의 수수료는 전체 금액의 극소수에 불과한 점 등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있거나 업무 처리를 부실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을 뿐, 배임이나 횡령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최누림 판사는 “피고인이 사용한 캐비닛과 그 안의 수제금고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보관된 수수료를 절취한 기능직 공무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적 있다”며 “피고인이 횡령한 것이 아니라 제3자에 의해 절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