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통진당과 정의당 측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존재감 상실에 대한 우려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반면에 새누리당 측은 야당 후보가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당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여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반사이익?’=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에 새누리당 출마자들은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는 투표용지의 기호 배정에서부터 기인한다.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기호 1번을 부여받는 프리미엄을 갖는 반면, 통합 신당 성향 후보는 정당기호를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기존 정당 후보들이 우선 기호 배정을 받는 만큼, 통합 신당 후보들은 후순위로 밀려 유권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어, 선택된 공천 후보가 야권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기초선거 출마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야당에 비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가 여러 명일 경우, 기호 1번으로 나서는 것이 선거전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ㆍ새정치연합 막막한 심정=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 기초선거 출마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당에 부여되는 기호를 부여받지 못해 다른 무소속 후보들과의 차별화되지 않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는 이유에서다. 당장 선거사무실의 현수막 색상과 민주당 후보임을 나타내는 의상조차도 입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나 홀로 선거라는 초유의 사태에 기초선거 후보들은 막막한 심정이다. 이들은 국민 약속을 지킨 점을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깜깜 선거라며 답답함마저 토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기초의원은 “무공천으로 정당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져 각자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천 제도가 있는 광역의회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기초의원도 “무공천제로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가 더욱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얼마 전 여성 비례대표들끼리 만났을 때도 비례대표마저 무공천으로 진행돼, 그 기회마저 완전히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측도 마찬가지. 이들은 안철수 의원이라는 브랜드에 기대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새누리당 단일후보나 민주당 출신 후보에게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면서다.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하는 사람 중에는 정치 신인이 적지 않다”면서 “무소속으로 기초단체장에 출마할 경우, 이름만으로 경쟁해야 되는 만큼, 광역의원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소수정당 울상=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측은 울상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했지만 새누리당과 통합신당이라는 양자대결로 급속히 재편되며 설 자리가 좁아졌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당의 인지도와 지지기반을 확충, 차기 총선의 발판을 만들려던 당초의 계획과 달리, 가능한 많은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에도 그 결과에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통합진보당은 최다규모인 약 1000명의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나섰지만, 내란음모사건 1심 재판에서 이석기 의원 등에게 중형이 선고되는 등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터라, 출마자들에게 더욱 어렵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의당과 통진당 측 기초선거 후보들은 정당 후보로서 기호 번호를 받게된다”면서도 “양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통합 신당의 무소속 후보보다 관심도가 부족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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