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겨울은 전형적인 삼한사온의 계절이었던 것 같았다.
요 근래 우리나라가 무슨 이유인지 춥고, 더운 계절로 확연히 구별돼 봄과 가을이 사라진 것 같다. 여하튼 봄은 돌아왔고 꽃샘추위에 바람은 어느 계절보다 변하가 심하다.
필자의 입장이 그러하듯이 어느 계절보다 어려운 골프의 계절이다. 그 이유는 물론 바람이 첫째요, 설자란 잔디가 둘째고, 또 다른 이유라면 겨울이라 집에서 움츠리고 골프동면을 한 것이 세 번째 일 것이다.
초보자이거나 구력이 미천한 골퍼들에게는 바람보다 비가 더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실제 비가 올 때는 좀 번거러운 것이지 준비만 잘하면 바람 부는 날보다 스코어가 좋은 게 사실이다.
실제 국내·외 프로 시합을 통계상으로 보면 비 올 때보다 바람 불 때가 성적이 좋지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비가 오면 지레 겁을 먹고 그냥 하늘 탓만 하면서 포기하듯 플레이를 하곤 한다.
다른 필드경기와 달리 샷을 할 때 몇 초 동안 비만 맞을 뿐이다. 좋다. 이참에 비오는 날의 대비책을 몇 가지만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우선 우산과 비옷을 준비하고, 장갑을 두어 장 더 갖추고, 기능성 타올을 비닐봉지에 잘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마다 쓰면 된다. 손이 미끄러지지 않게 젖은 그립을 수시로 닦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비오는 날은 몸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일명 '뒷 땅'이 많이 나온다.
해결방법은 클럽을 조금 짧게 잡고, 한 클럽 여유 있게 평소 7번 아이언의 거리라면 6번 아이언을 선택하는 재치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 뒷 땅과 거리계산만 신중하게 하고 위 준비물 정도만 잘 챙긴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수 있으니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
어차피 인생살이와 똑같다 경험이 많고 적고 차이다. 프로가 기후와 상관없이 잘 친다고들 하는데 프로 시합은 웬만하면 취소하지 않지만 아마추어는 반대로 웬만하면 부킹을 취소하니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핑계가 너무 많다. 그러니까 기회를 가질 수 없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딪혀 싸워라.
이야기가 어찌하다 다른 쪽으로 멀리 간 것 같다. 확실히 이해 시키고자하는 필자의 갸륵한 정성을 이해하기 바란다.
각설하고,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바람과의 대처법을 알아보자.
필자의 상상력이 조금은 남다른 데가 있어 다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만의 비법인지라 마니아들도 많고, 이해가 빨리된다고들 하니까 자신감 있게 이야기한다.
우선 간단하게 바람 부는 하늘을 그린으로 상상해보자.
내리막라이는 뒤바람, 오르막라이는 맞바람, 훅라이는 왼쪽으로 부는 바람, 슬라이스라이는 오른쪽으로 부는 바람, 평편한 라이는 바람이 없는것, 그린의 경사도를 바람의 세기와 비교해,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그린의 경사도의 정도에 따라 조준을 하면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상상을 해보자.
물론 기본적으로 스텐스를 취하기 전에 잔디나 티끌을 이용해서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체크하는 건 기본이고 클럽을 짧게 잡고 치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일 것이다.
티 높이는 뒤바람일 때에는 높게 맞바람일 때는 약간 낮게 스텐스는 뒤바람일 때는 약간 넓게 맞바람일 때에는 약간 좁게 서는 게 유리하다. 바람불 때도 또한 비올 때처럼 산만하기는 마찬가지인 만큼 강한 정신력과 멘털이 절대 유리하며 평소와는 달리 본의 아닌 실수가 많은 만큼 스코어를 조금 여유 있게 가지는 것도 한방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봄바람은 추위를 동반 하는 만큼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여 얼어있는 마음과 몸을 녹이는 센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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