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배 송촌장로교회 목사 |
불륜을 미화시키고 결혼을 안 하는 것과 동성애와 혼전동거를 은근히 미화시키고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무리한 설정, 기존가치를 무시하는 드라마, 얽히고설킨 복잡하고도 유치한 관계, 자극적인 장면,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명의 아내가 사이좋게 교류하는 억지 캐릭터, 불행하고 복잡한 가정 드라마는 결혼적령기의 미혼남녀에게 결혼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주고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드라마의 영향력은 사회의 공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하고 감미로운 향기를, 아니면 역겹고 악취가 진동하는 냄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감정 조절과 행동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의 청소년교실에서 실시한 '역할극'의 대본을 보면, 미운 친구를 '죽여 버리고 싶다'는 대사가 나온다.
지도 교사는 '아무리 미워도 친구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타이른다. 이에 학생은 'TV드라마를 보니까 그렇게 하더라'라고 대답한다. 서로 역할을 바꾸어 역지사지의 지혜를 배우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역할극이다. 이처럼 드라마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미국의 LA타임스가 최근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은 드라마가 조장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황금 시청시간대에 편성되는 드라마들이 가족을 도외시하고 결혼은 많은 부분이 나 아닌 나로 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갖는 것을 부담으로 묘사하는 반면 전문직 여성의 삶을 지나치게 미화해 젊은 여성들의 의식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드라마 캐릭터가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사실을 잘 알면서도 캐릭터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모방하고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이 필수는 아니다'고 응답한 여성은 71%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결혼 후 출산은 필수인가'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미혼 여성은 불과 30%에 그쳤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너무도 빠른 속도로 의식이 바뀌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린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은 실질 인구의 감소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때 대한민국의 앞날은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작년에 쏟아 부은 돈이 24조 6000억이나 들어갔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고 한다.
오늘 우리 사회에 어두운 부분들 이혼과 출산율 저조, 불신, 자살, 폭력이 모든 것들은 안방극장 드라마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안방극장을 통해서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람들의 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 운명이 걸린 출산 문제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결혼과 출산은 창조의 원리이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다. 드라마를 통하여 아름다운 결혼문화를 진작시키고 자식을 키우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것이 행복임을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작가와 방송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어느 드라마 작가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쓰기는 매우 쉽지만 흥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인기가 없기에 돈벌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재미있자고 국민정신을 병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방송의 순기능을 잘 활용하면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인데 말이다. 방송심의위원회에서 엄격한 검증 이후에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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