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선거가 등장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선거때마다 다른 이슈들에 묻혀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특히, 프레임을 바탕으로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졌고, 서로간의 차이를 존중하지 못했기 때문. 이제는 과거처럼 갈등과 반목이 반복됐는 것을 떠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세종시매니페스토추진협의체(위원장 유호열)는 지난해 말 부터 세종시와 관련된 10대 정책 어젠다를 개발, 올바른 정책선거 유도에 나섰다. 중도일보는 개발된 정책어젠다를 조명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 매니페스토협의체 및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 세종시 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본격적인 어젠다 확산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편집자 주>
그간 한국 사회는 수많은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관권개입에 의한 부정선거나 금품 제공, 흑색·비방선거, 지역감정 조장행위 등 비민주적 형태의 선거가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에 학계와 시민단체는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를 지향했으며, 그 결과 정책선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바로 매니페스토 운동이다.
일반 선거 공약과 달리, 매니페스토는 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제시하고, 공약 실행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이 수반돼야 한다.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매니페스토는 대국민약속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특정 정당이나 후보가 정권을 획득하거나 당선됐을 때, 반드시 실행하고 그 정책의 실패 여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정국운영의 기조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에게는 향후 국정 혹은 지방자치를 책임질 정당 혹은 후보자를 선택할 때 활용하는 재료이자 수단이 된다.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제시되는 각종 매니페스토를 통해 국민은 앞으로 국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한 정당별 입장을 제공받으면서 국민들이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이를 위해 각 정당은 기본적인 정책입장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양산하며, 생산된 정책들은 정당 간 비교와 언론의 평가, 유권자와의 토론 등을 통해 그 실현 가능성이 판단되고, 이는 정당의 정책개발과 대안제시능력을 가늠하게 되는 판단자료가 된다.
이런 매니페스토운동이 정착된 영국이나 일본은 오랜 지방자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지방자치의 경험과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으로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한국보다 강화되어 있다. 더불어 활동경험도 풍부하고, 지방자치활동이 지역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생활화됐다.
반면에 한국의 지방자치의 경우, 여전히 개척하고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의 매니페스토운동은 보다 가치 지향적이고 시민사회의 조성(助成)적 활동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한국형 매니페스토운동은 그 전개 방식에서 활동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주도적 역할과 주민참여형의 매니페스토 작성과 평가를 강조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국과 일본은 매니페스토운동에 정당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행태를 보이지만 한국은 유권자·시민사회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는 차이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시민운동이 낙천·낙선운동 등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과 비중이 높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이런 부정적인 방식보다는 긍정적으로 좋은 정책을 제시, 이행을 촉구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을 통하여 정책선거와 지역발전을 선도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세종시매니페스토추진협의체(이하 협의체)는 매니페스토 초기 작성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정책에 대한 욕구와 우선순위를 반영하고 선정과정에서 주민참여형 평가모델을 활용했다. 또 정책집행에 대한 정기적인 주민평가활동을 목표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공약화과정에서 주민정책 제안운동을 전개하고 지역 정책현안들에 대한평가회 개최 등을 추진해, 주민들이 쉽게 참여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정책평가의 틀과 방식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 ▲안정적이고 편리한 교통망 확보 및 교통불편해소 ▲교육시설 확충 ▲사회간접자본 시설 예산 확충 ▲선순환 복지서비스 체계 확립 ▲지역주민 공동체 활성화 ▲육아·보육시설 확충 ▲자족기능 강화 ▲정책실명제 확대 및 정책평가제 실시 등을 10대 어젠다로 선정하고, 후보 및 각 정당에 대한 어젠다 확산작업에 돌입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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