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무공천 안돼” 여성정치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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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무공천 안돼” 여성정치계 술렁

현직의원보다 인지도 낮아 경선승리 가능성 희박 “민주·새정치연합 장애인 등 정치약자 외면” 비난

  • 승인 2014-03-09 16:16
  • 신문게재 2014-03-10 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6·4 지방선거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무공천'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여성 정치계와 장애인 등의 걱정과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무공천하면 여성이나 장애인 등 정치 약자들이 현직의원들에 비해 인지도도 낮고 지역기반이 약해 경선 승리 가능성이 낮기 때문. 또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한다면 비례대표 자리는 인지도가 높은 현직의원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전·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6·4 지방선거 대전과 충남 기초의원 비례대표 정수는 각각 9명과 25명으로 대전은 지난 6·2 지방선거에 비해 1석 늘었고 충남은 그대로다. 현재 대전은 비례대표 의원 8명 중 7명이 여성의원이고 충남은 25명 모두가 여성의원이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전국 기초의원 비례대표 정수는 총 376명으로 그 중 362명이 여성의원이었다.

하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의원은 무공천하기로 했지만 비례대표 무공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아 이번 지방선거의 여성 비례대표 의원수가 보장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지역 여성 정치계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걱정이 앞서보였다.

대전의 한 비례대표 기초의원은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걱정돼 얼마 전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비례대표 공천제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여성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기 때문에 비례대표 공천제는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의원을 무공천하기로 했는데 비례대표에 관해서는 아직 말이 없어 걱정이 앞선다”며 “만약 기초의원 비례대표까지 무공천한다면 여성들의 정치참여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결국 무공천으로 결정돼 경선 등의 과정을 거쳐야한다면 적어도 여성을 배려하는 규칙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천안의 장애인협회장이자 비례대표인 심상진 의원은 무공천 방침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명분일 뿐이지 결국 자기네들 줄서기 바쁜 것”이라며 “만약 비례대표까지 무공천한다면 정치 약자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여성이나 장애인들이 돈이 많아 돈 써서 선거하거나 인맥이 뛰어나 줄을 설 수도 없는 현실인 만큼 비례대표 공천제는 유지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2014 대전지방장애인선거연대 구자권 대표도 “현재 많지도 않은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무공천한다면 지역 인지도가 높고 현직인 사람들을 장애인들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냐”고 반문한 뒤, “비례대표 공천제는 당연히 필요하고 시행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장애인들만을 위한 특별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장애인들만을 위한 공천규칙을 주장하기도 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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