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된 대로 시스템 변환을 거친 대전시와 유성구 등이 1~2월 중 결재된 문서의 원문을 우선 공개하게 된다. 어느 기관이든 행정의 투명성과 개방과 소통의 기본 목적부터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 대상기관의 시스템 구축 확대와 1단계 원문공개 서비스에서 불거지는 문제점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벌써부터 편의에 따라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작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결재문서는 가려질 게 뻔하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빈껍데기 같은 정보만 실적 위주로 잔뜩 공개한다면 사전적, 선제적 정보공개의 본연의 자세가 아니다. 정부 3.0의 취지인 개방, 공유 시스템에 맞춰야 할 과제가 많다.
공개 수위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거나 공개에 대비해 ‘소극적’으로 결재 기안을 작성한다면 정부 핵심정책을 추진하는 자세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실적 위주로 흐르면 민감한 정보는 빼고 공개할 가능성마저 있다. 정부 지원 단체까지 대상기관에 포함시키라는 지적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정부 3.0을 헛바퀴 돌게 하는 것은 이 같은 소극성이 될 것이다.
필터링을 더 거칠 부분도 있다. 예컨대 이해관계 집단 등에 공개 서비스가 무작위로 노출되는 사례에 대비해야 한다. 또 다른 걱정거리가 개인정보 유출이다. 1단계 기관만 3억8000만건이 공개 예상 문서로 파악되는 만큼 개인정보가 걸러지지 않는 경우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기술적 한계나 담당자의 실수로 이런 일이 빈발할 수 있다.
오는 19일 1단계로 시행되는 47개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시·도, 73개 시·군·구의 공공정보 원문공개 서비스는 제도 안착의 시험대다. 교육청과 나머지 시·군·구, 공사·공단으로 확대되기 전에 시스템의 미비점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개시도 하기 전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수요자인 국민 중심에서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