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충남도 복지조사 기간을 늘려라

충남도는 자살한 세 모녀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찾아 지원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특별조사’를 이달 말까지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전기나 수도, 가스 등이 차단됐거나 3개월 이상 체납한 가구, 6개월 이상 건보료를 체납한 가구 등을 조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3개월 이내 기초생활수급자 탈락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으나 부양의무자 기준 초과 등으로 탈락한 가구를 중점 조사한다. 이와 함께 공원이나 폐가, 역이나 터미널 주변 등에서 생활하는 ‘비정형 거주자’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충남도는 생활이 어려운 한 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등도 함께 조사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족 구성원 간병 부담이 과중한 가구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생활고를 이유로 자살하는 사례는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전에도 끊임없이 증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2년 인구 10만명당 고의적 자해 사망자, 즉 자살자는 28.1명이다. 이는 지난 1992년 8.3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의 주된 원인이 경제적인 문제로 드러났다. 2012년 경찰통계연보에 기록된 자살자 1만3940건 가운데 경제생활 문제로 인해 발생된 18.8%인 2618건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충남도의 이번 특별조사에서 우려되는 점은 기간이 이달 말까지 촉박하게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물론 보건복지부의 지시에 의해 시행되는 업무라는 점에서 조사일정을 별도로 늘려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짧은 일정에 밀려 보여 주기식 복지행정으로 끝날 우려도 없지 않다. 따라서 기간을 최소한 2개월 이상 늘려 잡아야 제대로 된, 꼼꼼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으리라.

조사 기간을 늘리는 것은 복지업무 담당자들의 업무 폭주를 그나마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과거 복지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들이 업무 폭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특별조사는 수혜자들에게는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는 한편 복지업무 담당자들에게는 업무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행정사례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