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 정책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 취임 초기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140개 국정과제중 하나다. 개별 국정과제지만 나머지 과제를 지원해주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게 당시 정부의 설명이었다.
정부 3.0에는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이라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이 가치를 발굴하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선도과제 사업을 진행했다. 일종의 공모형태로 자치단체의 정부 3.0 정책 반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선도사업으로 추진됐던 사업 대부분이 행정서비스를 개선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정부 3.0을 통해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라는 3가지 전략을 추진키로 했지만 정보공개 및 오픈데이터 제공 등 투명한 정부를 비롯해 일부 행정 서비스 개선의 정책사업이 편중됐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대전시(시민참여형 공공시설 안전관리 맵 서비스)와 유성구(출생사망신고를 원스톱 처리 서비스)가 선도과제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지만 역시 행정서비스를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자치구에서는 정부의 선도과제 참여를 위해 급조된 사업 아이템을 제안하는 등 실효성 있는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올해도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정부 3.0 정책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다양한 전략이 추가되지만 정작 공무원들의 이해 부족으로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대전지역 자치구 관계자는 “정부 3.0 정책이 우리와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보 및 IT와 관련된 부서가 오히려 이 정책과 연관이 깊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행정 일선에서 정부 3.0 정책을 반영하고 이와 관련된 산업을 키워야 하는 공직사회의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개방과 공유, 소통, 협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정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말까지 정부 3.0 정책에 대한 핵심인력 교육에 대전시를 비롯해 자치구 공무원 80여 명이 참여하지만 전반적인 정책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웠던 만큼 보다 익숙한 행정서비스 개선에 역점을 둔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정부 3.0 정책이 민간 사업 참여를 키우는 등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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