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6일 “원칙적으로 AI 검사기능에 대한 지방이양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면서 “AI 진단 전문인력과 시설을 확보한 지자체에 한해서 정밀검사 이양이 가능할 것”이라며 AI 확진권의 지자체 이양 검토를 시사했다. 이어 “전문가 의견과 외국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 AI 검사의 지자체 이양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인체감염 우려와 중앙방역기관의 책무를 내세우며 지방이양을 거부했던 농축산부가 한발 물러난 셈이다.
현재 AI 확진권한이 농축산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만 갖고 있다보니 여러 문제점을 낳고 있다. 우선 AI 확진 판정에만 3일 이상 소요돼 의심축이 발생하면 초동대응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요즘처럼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발병할 경우 중앙 검역본부의 업무 과부하로 인해 검사결과 통보시기가 더 늦어져 가금류 살처분 등 지자체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27일 서천군 서천읍 도왕리 오리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으나, 정밀검사 결과 통보까지 꼬박 1주일이나 걸리기도 했다. 주말에 의심신고가 들어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AI 의심축을 시료채취해서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접수하는데만 꼬박 반나절이 걸릴 때도 있기 때문.
농축산부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AI 검사권의 지방이양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이양의 전제조건으로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춘 지자체에 한정한 만큼 충남도의 AI 검사권 획득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분석이다.
충남의 경우 도 가축위생연구소에서 지난 2011년 AI 파동이후 전문조직 신설 필요성에 따라 해외전염병진단과와 역학조사과를 신설했으며, 예산투자를 통해 실험실 등급을 병리 3등급 수준인 'BL3'까지 갖추는 등 수준급의 실험시설을 확보한 상태다. 구제역 검사의 경우 충남도를 비롯해 경기도, 경북도 등이 확진권을 보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의 AI 검사권한 지방이양 검토는 바람직한 방향이고, 실질적인 지방이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대비해 AI 검사시설을 확충·보완하고 전문인력 확보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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