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조기정착에 대한 노력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서 국무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 등 정부의 주요 행사가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됐다.
우선 국무회의의 경우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포함해 올해에만 서울에서 모두 6회 열렸고, 세종에서는 고작 2회 열리는데 그쳤다.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는 청와대에서,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회의는 세종청사에서 한다. 그러면서 영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고 있다. 올해 서울-세종 영상회의는 2번 있었다. 국무회의의 경우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더 많이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다.
현재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경제 관련 부처들이 대부분 세종청사에 내려와 있다. 그럼에도 올해 장관회의는 대부분 서울청사와 수출입은행 등 서울에서 진행됐다. 올 들어 9차례의 장관회의 가운데 7번(서울-세종 영상회의 1회 포함)은 서울에서 열렸고, 세종에서는 지난달 19일과 이달 5일 등 고작 2차례에 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차관회의(물가관계차관회의 포함)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국회) 등 정부부처들의 회의 및 행사들도 서울에 편중돼 있다. 올해 차관회의는 서울에서 8번, 세종에서는 단 1차례 있었다.
지난 3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종청사에서 경제부처 장관들과 간담회를 열고,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경제정책과 경제혁신의 1번지'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지만, 정작 서울 행사 편중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세종청사에 집무실을 두고 있는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장의 주요일정도 마찬가지로 서울에 집중돼 있다.
이번주(3~9일) 국무총리실 주요 주간일정을 보면,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장의 지역 행사는 단 한건도 없다. 특히 국무총리의 경우 주말을 제외한 모든 행사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이같은 서울 중심의 행정은 공무원들의 잦은 출장에 따른 업무 비효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행정전문가들은 정부의 업무방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준영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행정기관이 유선 및 이메일 등의 활용을 늘리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영상회의 등을 통해 비대면접촉을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정부부처의 업무방식이 바뀌면 출장에 따른 업무 비효율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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