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지자체장 잇단 도지사 불출마 선언 왜?

성무용 천안시장 이어 나소열 서천군수도…당 입김 반영된 듯 일각선 '타후보에 양보'-총선출마 등 정치활동 지속예견

▲ 불출마 선언 전 만남 '무슨 이야기를…'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가 예상돼 온 나소열<왼쪽> 서천군수가 5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3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충남지사 출마 예정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새누리당 소속 성무용 천안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5일 민주당 소속 나소열 서천군수도 충남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터라 그 이유가 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나 군수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군수를 마감하면서 도지사로서 도정을 맡아 충남을 일으켜 세우고자 뜻을 품어왔다”며 “하지만, 대승적 결단을 통해 그동안 심사숙고해왔던 도지사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정신을 바탕으로 6ㆍ4 지방선거에서 단일한 야권후보를 통해 '국가권력발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충정에서 결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총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름대로 정치를 전공했고 실무적인 측면에서 정치를 기획했고 20여 년동안 현장에서 정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명분이 있고 가치가 있다면 어떠한 일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총선 도전을 시사했다.

나 군수의 불출마 선언은 당의 결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지사와 나 군수가 경선 구도로 가기위한 전제 조건인 6대 4, 5대 3 정도의 지지율 형성이 되지 않아 경선의 목적인 흥행이 떨어진다는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나 군수는 앞으로 안 지사의 재선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참석했던 민주당 박수현(공주) 국회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나소열 서천군수에게 충남공동선대본부장 직을 제의하려 한다”며 “안 지사의 선거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성무용 천안시장도 돌연 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했다.

성 시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행정공백이 우려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 시장이 밝힌 도지사 불출마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당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처지와 다른 후보에게 양보한 측면이 있다는 것.

당선 여부를 떠나 3선 연임 제한으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도지사 출마를 포기한 것이 당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면서 지지자들 또한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양보했을 뿐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총선이나 지역정치권에서 활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ㆍ4 충남지사 선거 새누리당 후보군은 정진석 전 국회사무총장, 이명수ㆍ홍문표 의원, 전용학 전 의원 등 4명으로 압축됐으며, '통합신당'후보군은 안희정 지사와 류근찬 전 의원으로 좁혀졌다.

한편, 정진석 전 사무총장은 6일 오전 10시 30분 도청 브리핑룸에서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