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정 현안에 대한 유한식 시장의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놓고, 지역 정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6·4지방선거까지 약 90일 남겨두고 시정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이 잘 담겼다는 평가가 한 축을 이룬다.
선거관리위원회 공식 후보자 등록일이 5월 15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장으로 시정을 이끌 수있는 시간은 이제 단 70일. 이 기간 지속되는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자청한 기자회견이 실효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늘 오전 9시까지만 해도 유상수 부시장 주재 기자회견으로 알려진 상태였다.
더욱이 최근 조치원 서북부 개발사업 특혜 및 추진 무리수 의혹을 넘어, 그동안 수시로 유 시장 발목을 잡은 각종 현안에 대해 충분히 해명할 기회를 얻은 점도 긍정적 대목으로 인식됐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시체육회 인사 및 재정 비리 의혹부터 서울대 세종시립의원 적자, 미래·첨단산업단지 사업 추진 무리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체육회 비리는 마지막 검찰 수사를 통해 절차상 문제없음으로 판명난 점을 강조했고, 시립의원과 산업단지 건은 인구 50만명 이상의 미래 도시 규모를 놓고 장기적 관점 전환을 당부했다. 서북부개발 의혹은 안행부 감사관실과 감사원에 직접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말로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상대 후보 진영의 무차별적 정치공세 중단을 강력히 요청함으로써, 상대 후보 진영과 선긋기 및 전면전 의지를 읽게 했다.
반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인 유 시장의 답변 내용과 태도에 대한 곱잖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5일 서북부개발사업 지정·고시 전 지역민 및 언론과 소통없는 일방통행식 추진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조치원 원도심 균형발전이라는 명제의 중요성을 참으로 인지했다면, 이처럼 홍보 및 소통에 소홀치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매월 1억3000만원에 이르는 서울대병원 세종시립의원 적자를 감수할 만한 미래 비전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충남대병원 등 일반적인 치료 병원이 아닌 특화연구병원이 와야한다는 말로 갈음했다. 같은 시기 예정지역 내 동일한 성격의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이 2016년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설립 비전과 함께 착실히 로드맵을 진행 중인 것과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이밖에 지난해 초부터 연말까지 내세운 산업단지 기업 유치 성과가 상당 부분 부풀려진 사실에 대해서도 올려고 했던 기업들의 계획 변경 등이라는 설명으로 갈음하는데 그쳤다.
회견 막판 스스로 주관한 자리가 채 끝나기도 전, 뚜렷한 양해없이 자리를 떠난 점도 진정성을 퇴색케하는 대목으로 비춰졌다. 한편, 민주당 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업추진 자료 전면 공개 및 신속한 검찰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진상규명 전까지 사업중단을 촉구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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