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세종시에는 배후가구가 꽉 들어찬 ‘항아리 상권’이 조성되지 않은 데다 상업지역으로 제대로 개발된 지역이 전무한 형편이다. 그런데도 섣부른 투자에 따른 낭패를 거의 의식하지 않고 매력적인 먹잇감으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침체된 다른 지역과 달리 지난 3년 사이 시세가 평균 43%p나 껑충 뛰는 현상을 투기 세력들이 놓칠 리 없는 것이다.
당장의 상가 투자 조건에는 미흡하지만 장차 안정적 배후 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보고 낙점한 때문이다. 이외에 공급량의 희소성도 한 원인이다. 세종시가 공급예정가 대비 평균 188% 이상 낙찰가를 보인 이면에는 상업용지 부족도 한몫 가세한다. 불과 2% 안팎인 상업용지 비율을 수도권 신도시의 4~8% 수준으로 적절하게 유지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
부동산의 어떤 문제든 유효한 것은 냉·온탕을 오가는 방식이 아닌 근본 처방이다. 상업용지 낙찰 경쟁 과열을 전국 최고의 땅값 고공행진에 따른 불가피한 추세라며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다운계약서 작성 같은 편법도 허술한 부작위의 틈새를 파고든다. 용지공급을 늦춰 땅값을 올린다는 일부 시선도 다시는 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
대금납부 방식을 변경하는 대안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억제와 조기 착공이 가능한 실수요자 선별에 상당한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상업용지 분양가 폭등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징후 역시 경계할 부분이다. 상가 공급 속도나 정주 여건 면에서 불편한 세종시에 고통을 보탤 수는 없다.
검토되고 있는 전매제한, 대금납부 강화 등 여러 대안들이 묻지마 투자에 휘말린 시장에 반드시 좋은 신호로 작동돼야 한다. 투자 과열 부작용을 시장경쟁원리에 따른 입찰로 정당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수도권 신도시의 상업용지와 대토수요 자극이 부른 투기 광풍이 세종시에 재연될지 모른다는 문제의식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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