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에 따르면 대전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이사장 염홍철 시장)은 지역의 초·중·고·대학(원)생들에게 다양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희망장학금은 지역 고교생 중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성적 우수자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선발, 7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재능장학금은 지역 초·중·대학생 중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재능을 갖고 있거나, 광역시 이상 및 국가 주최 또는 후원한 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30만~15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성취장학금은 지역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성적 우수자나 봉사활동에서 많은 활동을 한 학생을 선발, 50만~15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한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생(로스쿨) 중 대전 거주 6개월 이상,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장학금은 올해 상·하반기로 나눠 1인당 500만원씩, 모두 1억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법학전문대학원생 장학금은 첫해에는 1인당 1000만원씩 15명에게 모두 1억5000만원을 지급했고, 더 많은 학생에게 장학금 수혜를 나누기 위해 금액을 절반으로 낮추고 지급 인원은 늘렸다.
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은 장학금을 받은 인재들이 대부분 타 시·도로 유출되는 것이다. 지역 법조인 양성을 위해 거액의 장학금이 지급됐지만 혜택만 받고 실제 취업은 서울 등지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장학금 지급 취지가 무색할 뿐더러 시는 이들에 대한 추적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시민 혈세로 마련된 거액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만큼 일부에서 생색내기, 선심성 등 헛돈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 역시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장학생 선발 기준이 대전 거주 6개월 이상, 성적 상위 20% 이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법학전문대학원생 대부분이 타 지역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장학금 수혜자들의 타 지역 취업은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강제할 근거가 없다”며 “실질적인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 측은 장학금 혜택 이상의 각종 봉사활동을 지역에서 펼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지역과 함께하는 법조인'을 목표로 학업 이외에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민, 미혼모 등 사회적 취약계층과 중소벤처기업의 무료 법률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것이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대전과 충남의 유일한 법조인력 양성기관인 만큼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큰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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