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희 보령 낙동초 교장 |
2월은 한 학년도의 마무리와 새 학년도의 시작을 위한 준비가 함께 있는 달이다. 졸업식과 종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학년 말 휴가에 들어가고 교직원들은 새 학년도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게다가 인사발령으로 인한 일련의 과정들이 순식간에 역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2월의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필자는 지난해 9월 1일 낙동초등학교의 공모교장으로 부임해 '큰 꿈을 갖고 창의·인성을 꽃피우는 행복 낙동교육'이라는 교육지표를 내걸고 6개월을 보냈다. 낙동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54명인 작지만 알찬 학교이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운영하며 우리학교 전체 학생을 한 명 한 명 만났다. 학생들은 저마다 꿈을 이야기하며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저마다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무엇에 감사해 하는지,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우리학교의 좋은 점은 무엇인지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학생들은 학교에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마음을 열고 대화에 임하는 우리 학생들이 참 대견스럽고 고마웠다. 어느새 마음속엔 어떻게 하면 낙동의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섬처럼 자리하고 행복이라는 두 글자는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끔은 공모교장이 부임하는 학교에는 특별예산이라도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 저마다 가슴에 나도 좋고 남에게도 이로움을 주는 홍익의 꿈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만 해도 학생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꿈, 반짝이는 눈망울을 더 반짝일 수 있게 하는 저마다 꿈을 심어주는 일말이다. 학생들에게 홍익의 꿈을 심어주는 일이야말로 행복 낙동교육을 지향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임을 확인한다. 진정한 행복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있지 않다. 학생들의 중심에 홍익의 꿈이 자라게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 주면 학생들은 행복할 수 있다. 감사하게도 낙동초총동문회는 통학차량지원, 입학생 전원에게 바이올린 선물, 전교생에게 장학통장플러스100이라는 총동문회장학금 지원 등 뜨거운 모교사랑과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경영에 여간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낙동초는 한 때 폐교의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지만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총동문회가 모두 서로의 마음을 부둥켜안고 희망을 잃지 않고 위기를 헤쳐 왔다. 학생 수 감소라는 어려운 문제가 놓여있지만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며 학생들에게 홍익의 꿈을 심어주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깁슨(Bamett Gipson)박사는 그가 쓴 행복한 하루라는 책에서 “당신이 손안에 얼마나 많은 것을 쥐었는지는 그대의 행복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대의 마음속에 감사가 없다면 그대는 파멸의 노를 젓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공부보다 먼저 감사할 줄 아는 방법부터 배우게 하라. 감사의 기술을 배울 때 그대는 비로소 행복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오늘, 15년 전 여덟 살 고사리 손으로 파란색 네모난 알람시계를 나에게 선물하며 마더 테레사수녀를 닮은 수녀가 되고 싶다며 수줍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던 그 학생이 보고 싶다. 지금쯤 그 학생은 홍익의 꿈을 이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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