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6ㆍ4 지방선거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군에 미치는 이해득실이 어떨지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선거구도가 '보수 대 진보'라는 양자 대결의 형태로 재편, 여야 모두 선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상황에 놓였다. 충청권의 경우, 당초에는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선진당 간 합당으로 보수 진영 결집의 영향에 새누리당 측에서는 낙관적인 승리가 예견됐었다. 그러나 야권이 통합 신당이라는 형태로 야권도 결집하는 형국인 만큼 박빙의 승부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야권 통합이 새누리당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 단수후보로 진행돼온 민주당 후보군들에게는 야권분열의 우려를 털어낼수 있게돼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일정기간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며 '필승카드'를 내세울지 여부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고 민주당 후보군들은 새정치연합 후보군들과의 공천경쟁이 어떤식으로 이뤄질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새누리당 후보 공천에 또 다른 변수=당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양측의 광역단체장 후보 출마는 새누리당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이 충남ㆍ충북지사 등 현역 광역단체장을 보유한 만큼, 새정치연합에서 야권 성향의 후보가 나올 경우,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적은 지지율이더라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이 사실실 단일후보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누리당 후보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에 대한 공천전략에 일정부분 수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전의 경우 전략공천설과 후보경선 가능성이 혼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야권 통합추진에 대한 반작용으로 향후 여론추이에 따라 전략적으로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가운데 노병찬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4일 입장표명 후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공천경쟁은 더욱 오리무중에 빠지며 뜨겁게 달아오르게 됐다.
▲민주당 충청권 후보 최대 수혜자 부상=민주당 입장에서 통합 신당의 창당은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돼 충청권이 이번 통합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충남ㆍ충북지사 선거에서는 야권 성향의 후보들이 나타나 지지층 중복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되는 사태가 미연에 방지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정치연합측 출마 후보들과의 경선에서도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대전의 권선택 전의원, 세종시의 이춘희 전 차관, 충남의 안희정 지사, 충북 이시종 지사 등 충청권 민주당 후보군은 그동안 별다른 경쟁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새정치 후보군들과의 경쟁이 선거 마케팅 측면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이와관련 충남에서 새정치연합 측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류근찬 전 의원은 민주당 안희정 지사의 재선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류 전 의원은 지난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출마선언은 안했지만 나름대로 도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해왔다”면서도 “안 지사가 당적을 옮겨 통합 신당에서 뛰게 된다면 고춧가루를 뿌리기보다는 야권 승리를 지원해야하는 입장인 만큼, 제 출마를 접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광역단체장 후보군 혼돈=새정치연합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 출마를 저울질하는 후보들은 통합 신당 선언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갖췄거나 현역 단체장인 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상대로 우위를 차지할 만한 조건이 없기 때문. 또 민주당에서 탈당, 새정치연합에서의 광역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경우, 통합 신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들에게 조직적인 '비토'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사실상 출마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후보 진영들은 저마다 출마 여부를 재차 고심하고 있다. 더구나 통합 신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는 선거전에서의 승리가 더욱 어려워, 후보 진영들의 패닉 상태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대전시당 창당 준비위원회 발기인 대회에서 윤여준 의장이 민주당과는 함께 가기 어려울 것이라 말했는데, 며칠만에 완전히 뒤집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우리 측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될 지 아직까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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