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문제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파업으로 해결하는 방법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의사회를 비롯한 대한의사회는 전국 시도 등록 의사 가운데 69%가 투표에 동참했으며, 이 가운데 76.69%가 파업에 찬성해 10일 전국 의사들이 집단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10일 하루 휴진한 이후 24일부터 1주일동안 휴진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역 의사들은 휴업 동참을 두고 속앓이 중이다. 그도 그럴것이 15년전 의약분업 당시에는 동네의원들이 의사1명과 간호사 2~3명을 두고 하는 소규모 진료가 대부분이었지만, 의원들의 대형화로 문을 닫을 경우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기 때문다.
실제 둔산의 A 병원의 경우 직원이 140명에 이르고 있고, 의사들만 11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 이 병원은 하루 문을 닫을 경우 매출액이 7000만~8000만원 손실이 예상되고 있어 예고된 집단 휴진을 놓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병원 관계자는 “의료계의 문제점을 바로잡는다는데는 동참하지만, 현실적으로 병원 문을 닫을 경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있다”며 “원장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140여명 직원들의 의사도 반영해야 할 것 같다. 병원이 문을 닫을 수도 있을만큼 심각한 타격이 있는 파업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도 한몫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었다. 또 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강행할 경우 어떤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그간 협의결과는 의료계내에서 거부된 것으로 간주해 무효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의사회 황인방 회장은 “이사회에 안건으로 제시해 지역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대한의사회의 방침에 따라가겠다는 원칙은 내놨지만, 정말로 문을 닫을 회원들은 얼마나 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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