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철 류머티스 내과 교수 |
“병원이나 경찰서는 좋은일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얼마나 낯설까 생각하면 환자들이 좀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꽃도 가꿔놓고, 음악도 틀어놓는 것이죠.”
철저하게 환자중심의 치료를 하다보니 그의 배려와 환자에 대한 이해는 입소문을 타고, 환자들 사이에서 '교주(?)'와 같은 신뢰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심교수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3000명이 넘어선다. 그는 “환자들이 3000명중의 한명으로 의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며 “환자입장에서는 의사 한명을 보기위해 멀리서 찾아온다. 어떤 환자든지 신뢰감을 줄수 있도록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고, 한번더 강조하면서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심교수가 주로 치료하는 질환은 류머티스 질환이다. 수술이나 처치를 통한 치료보다는 주로 약을 통해 관리해나가는 만성 질환이다.
의사와의 신뢰는 약의 효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환자들은 의사와의 신뢰감으로 약을 먹는 것이고, 플라시보 효과가 30% 이상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있다”며 “외국에서는 실제 플라시보 약도 판매하고 있을 만큼 효과가 입증됐다. 실제 약의 효능이 50%라면, 플라시보 효과 30%가 더해지면 80%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비결에 대해 그는 의사의 역할 두가지 측면을 제시했다.
그는 “의사는 스마트폰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즘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의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관절에 대한 지식을 모두 알려줘야 한다”며 “처음 류머티스에 대해 공부했을때 아는바가 전혀없었다. 전문 공부를 한 사람도 모르는데 환자들이 알기는 정말 어렵다고 본다. 환자가 병과 투병하면서 가장 불안한 것은 어떤 병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하나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손꼽았다. 심 교수는 “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정보는 이미 알려진것이 많아 환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은 다르다”며 “병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면역 질환은 한번에 병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하다보니 환자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해주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 교수는 최근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류마티스질환 중 유전적 소인이 가장 높은 병으로 HLA-B27이 가장 높은 위험 인자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20%에 불과해 추후 연관성이 있는 유전자들을 발굴해야 한다. 따라서 강직성척추염의 발병과 관련있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하는 것이 주된 연구 테마다.
최근 심승철 교수팀은 강직성척추염의 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밝혀냈다. 여러 류머티스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척추염의 발병 원인을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네이처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심 교수는 유전 연구에서 최초로 13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냈으며, 추가적으로 또다른 유전인자를 찾아냈다. 그는 “오는 4월에 미국 류머티스 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며,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서는 류머티스 질환중 가장 먼저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입장에서는 현재의 약으로는 질환 해결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원인을 찾기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심 교수의 열정이 아름답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심승철 교수는?
한양대 의과대졸, 내과학 석사, 류머티스 박사. 1995~1996 UN평화 유지군 내과과장, 1997 미국 의사자격증 취득,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전임의, 을지의과대 부교수, 류머티스내과과장, 국제진료센터장, 충남대학병원 류머터스 및 퇴행성 관절염센터 류머티스내과 교수, 대한내과학회 평의원, 고시위원, 대한류머티스학회 홍보이사, 보험위원, 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