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제3지대 신당창당에 전격 합의한 것을 계기로 여야 정치지형이 심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대선 1년 2개월여 만에 야권이 단일대오로 접어들게 되는 형국이다. 지난달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야권은 분화의 조짐을 보여왔다. 이대로 6ㆍ4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일여다야(一與多野)의 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통합과 연대를 위한 물밑접촉을 계속해 왔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점도 작용했다. 신당창당을 추진해 온 안철수 의원측은 인물영입의 어려움으로 독자적으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민주당으로서도 갈라지면 수도권과 중부권에선 패배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통합과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합당까지 이르게 한 구체적인 계기는 기초선거 공천폐지가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을 천명한 뒤 입장정리를 유보하고 있던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절대다수의 최고위원들이 무공천을 지지했다.
김한길 대표는 그날 저녁 안철수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주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연대나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두 사람은 1일 아침 일찍 만나 무려 2시간 반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에도 한차례 더 만나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갔다. 드디어 2일 새벽 0시40분, 양측은 최종적으로 제3지대 신당을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제3지대 신당은 안철수 의원 측을 흡수하는 형식의 통합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두 세력이 비교적 대등한 방식으로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흡수통합에 대한 안 의원측의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시켜준 것으로 보인다. 또 새정치연합은 아직 정당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합당' 방식은 성립이 안된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제3지대 신당창당을 통해서 통합할 것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했다”며 “양측이 창당준비단을 통해 (창당)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김 대표가 정치공약을 강조하고, 기초선거 무공천의 결단을 내렸다”면서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실제로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해 무공천을 새정치 실현의 의지로 받아들이고 창당에 동의했음을 내비쳤다.
양측은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새롭게 만드는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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