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문화융성 시대를 열기 위해 시행하는 '문화가 있는 날'은 전국의 영화관과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의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값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일부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도록 한 날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만끽하기에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며 민간 기관 참여가 저조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실시한 프로그램들은 기존에 예정된 프로그램을 날짜만 옮겨 진행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한 경우가 많았다. 대전 시청 2층 로비에서 진행된 시립합창단의 공연은 하늘공원에서 진행되는 '수요 브런치 콘서트' 를 시간과 장소만 바꿔 진행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합창페스티벌도 당초 진행 예정인 공연이었다. 또 시립박물관과 선사박물관, 근현대사 박물관의 경우도 평소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대전의 대표 공연시설인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나 시립미술관은 티켓 할인 등의 경우 조례 변경이 필요해 4월 이후에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문화기관 관계자는 “실제 예산 없이 협조를 구하다보니 기존 프로그램을 수정해 운영 할 수 밖에 없다”며 “사업을 새롭게 구성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면 그에 따른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의 체감도가 낮은 이유로 민간 참여 부족을 꼽았다. 대흥동 소재 소극장 상상·드림 아트홀에서 당일 입장료 50%로 할인, CGV, 메가박스 등 8곳에서 저녁 시간대 상영 영화 할인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역내 다른 대다수 민간 문화 시설이나 단체의 경우에는 별다른 참여를 하지 않았다.
한 문화예술가는 “문화가 있는 날을 잘 활용하며 이용객 증가 등 문화시설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걸 알지만 대부분 민간 시설은 영세해 참여가 쉽지 않다”며 “참여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 자발적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이 두 번째로 현재는 적극적인 홍보와 문화시설 참여 권유로 분위기를 조성해 가고 있는 단계”라며 “앞으로 다양한 문화시설 참여 방안과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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