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잡은 민주-새정치연합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ㆍ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을 마친 후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3자 대결구도였던 6ㆍ4지방선거가 새누리당과 통합신당의 양자 대결구도로 재편되는 등 충청권의 정계 재편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충청권은 여야 정치권의 각축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을 대표하는 양측이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을 밝힘에 따라 기초 선거 출마를 대비해온 후보들은 당분간 혼돈스런 입장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매개로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새정치를 위한 신당을 바탕으로 2017년 정권 교체 실현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약속 이행과 정치개혁 추진 ▲대선 불법 선거 개입 진상 규명 ▲경제 민주화와 복지 국가 실현 노선 견지 ▲한반도 평화 구축과 통일 지향 등도 합의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 야권 분열과 지지층 중복 등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던 지방선거 판세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선진당과 합당했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 결합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통합 신당의 출현으로 보수 대 진보 진영의 정면 승부가 예고되는 등 낙관적인 분위기였던 새누리당에게 쉽지 않은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통합 신당의 출현에 강한 어조의 비판을 통해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은 “통합 신당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던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가치 없는 일임이 드러났다”며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야합이야말로 구태 정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동완 의원(당진)도 “신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고, 신당 측에서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일방적인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의가 중요한 정치권에서 통합 신당의 결정은 오히려 야권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환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별도의 정당을 만들었을 경우, 야권 필패가 우려됐지만 통합신당으로 야권이 하나가 된다면 되려 해 볼만한 선거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힘을 합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적 목표와 정책, 지향점을 상당히 같이 하고 지지기반을 거의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의원(공주)도 “충격적 방법이지만,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대선 공약과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이라며 “신당 창당을 긍정적으로 환영한다”고 지지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은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용호 대전시당 창당준비단 공동위원장은 “대의명분상 올바른 결정이다”라면서도 “국민의 시선이나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의 혼란이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송 위원장은 “새정치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통합 신당이 창당된다면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느냐”고 애써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모습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류근찬 전 의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말 답이 안나올 정도로 새누리당이 독식할 뻔 상황에서 통합신당은 잘된 일”이라고 평가하고 “지선 출마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있는 만큼, 새정치가 주장한 것을 신당 창당 과정에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잘 설명해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야권 단합과 약속 이행 등에 대한 지지는 얻겠지만, 일방적 결정으로 기초단체장 출마자들 반발과 지지층 이탈 등 적잖은 후폭풍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이달 말까지 신당 창당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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