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복지감축'…'알맹이 빠진' 공공기관 개혁안

  • 정치/행정
  • 대전

대부분 '복지감축'…'알맹이 빠진' 공공기관 개혁안

대전시 산하 13곳 추진보고회… 형식적인 수준 그쳐 노사진통 예고

  • 승인 2014-03-02 16:22
  • 신문게재 2014-03-03 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 등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역시 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전국 최초로 출자 및 출연기관까지 포함한 경영합리화에 나섰지만 보다 근본적인 개혁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관별로 제시한 개혁안 대부분이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감축 또는 폐지, 각종 기념품 지급제도 폐지 등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규정 폐지도 중요하지만 기관별로 설립취지에 맞는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경영합리화 방안이 도출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옛 충남도청 중회의실에서 염홍철 시장을 비롯해 시 산하 13개 공공기관 및 출자·출연기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추진방안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에 발맞춰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나 비합리적 경영상태, 과도한 복지문제 등의 개선과 개혁을 위해 마련됐다.

보고회에 참석한 기관들이 내놓은 개혁안 대부분은 직원들의 복지후생지원 축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전도시공사는 장기근속자 기념품 지급 및 미취학 자녀 보육비 지원 등 5개 복지후생 분야 폐지를 제시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도 직원들의 결혼, 사망 등 경조사비 지원 폐지, 각종 기념일 현금성 기념품 지급제도 개선, 직원들의 직무 관련 학원수강료 지원 중단 등을 내놨다.

대전마케팅공사는 경조사비와 사택 지원 규정 삭제, 조직 축소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대전시설관리공단은 포상휴가제 직원 단체상해보험 복지포인트 수용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대전발전연구원과 대전테크노파크, 대전문화산업진흥원, 대전복지재단 등도 각종 기념일 기념품 지급 폐지, 유공직원 포상금 지급 금지, 퇴직금 가산금 지급 폐지 등의 개선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기관들이 경영합리화 방안으로 내놓은 개선안 대부분은 직원들의 복지 축소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직접적인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민감한 사안이다. 직원들의 동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노사협상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기관마다 실질적인 경영합리화를 꾀할 수 있는 방만경영 개선이나 비정상의 정상화, 비합리적 경영행태 개선 등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부 낙하산 임원들에 대한 과도한 연봉이나 각 기관의 설립취지에 맞는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하는지 등 근본적인 평가에 따른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각 기관이 제시한 경영합리화 방안은 그동안 공공기관이 얼마나 안이한 운영을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에 제시된 개선안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개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