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의 죽음에서 많은 국민들이 '이 땅의 복지제도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하는 의구심을 느꼈을 것이다. 세 모녀는 12년 전 가장이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가 식당일로 번 돈으로 생활해왔다. 고혈압과 당뇨를 앓는 큰딸과 신용불량자인 탓으로 근근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밖에 할 수 없었던 둘째딸 등 세 모녀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빈곤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반지하 셋방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허술한 사회안전망의 일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세 모녀와 같이 3인 가족의 경우 소득이 최저생계비인 133만원에 미치지 못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107만 여원의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니마저 돈벌이가 끊긴 뒤 결국 절망 속에서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자치단체의 책임이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세 모녀의 죽음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매일매일의 삶이 힘겨운 빈곤층들이 느끼는 절망과 공포는 어쩌면 정부나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일 수 있다. 세 모녀 역시 주민센터에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어쩌면 기초생활보장 수급 내용 혹은 신청 방법조차 모를 수도 있다.
결국 우리 주변의 복지대상자를 찾는 일, 또 그들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일 모두 담당 기관의 책임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 세 모녀와 같은 극빈층이 더 없는지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 채 빈곤의 절망 속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우리 이웃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