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묻힌 국립묘지… 호국영령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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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묻힌 국립묘지… 호국영령이 운다

서훈 박탈·반민족행위자 6명 여전히 대전현충원 안장… 현행법상 강제이장 못해 김광진 의원 '강제이장법' 발의

  • 승인 2014-02-27 18:06
  • 신문게재 2014-02-28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애국지사 묘역서 뜻깊은 입학식  3·1절을 이틀 앞둔 27일 충남과학교육원 부설 노벨영재교육원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대전현충원에서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했다. 입학식을 마친 학생들이 김구 선생의 모친 곽낙원 여사와 장남 김인 선생이 잠든 애국지사 제2묘역 묘비를 닦고 있다.
<br />연합뉴스
애국지사 묘역서 뜻깊은 입학식 3·1절을 이틀 앞둔 27일 충남과학교육원 부설 노벨영재교육원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대전현충원에서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했다. 입학식을 마친 학생들이 김구 선생의 모친 곽낙원 여사와 장남 김인 선생이 잠든 애국지사 제2묘역 묘비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친일 행위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인사 30명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직접 일제강점기 친일 행위자로 규정하거나 서훈까지 박탈된 인사들까지 아직도 현충원을 떠나지 않고 버티고 있을 정도다.

27일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연구소가 조사와 작성에 이어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 중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이들은 모두 30명이다. 장군과 장교 등 군인 출신이 21명으로 가장 많고, 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가 4명, 경찰 3명, 기타 2명 등이다. 군인들은 만주국군과 간도특설대, 일본군대 등의 소속으로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독립군 소탕을 담당했었다.

물론, 이 명단은 민족문제연구소라는 민간단체가 선정한 것으로, 30명 중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의 인사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삼일절이면 현충원 앞에서 묘지 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정부까지 나서서 직접 친일 인사라고 규정한 이들까지 현충원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30명의 친일 논란 인사 중 6명이다. 강영석은 일제강점기, 친일잡지였던 동양지광사에서 근무했지만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촉탁보호사·도의원이던 박성행은 1982년 독립유공자 건국포장, 1990년 애국장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명단에 오르면서 논란이 일자, 국가보훈처는 직접 이들의 서훈을 취소했다. 친일 인사임을 인정한 셈이다.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이들도 있다. 만주국군과 간도특설대, 일본군에서 활동한 김석범·신현준 해병 중장과 백홍석 육군 준장, 송석하 육군 소장 등 4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현행법상 유족이 동의하지 않는 한 강제로 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광진 국회의원이 강제로 이장할 수 있는 법을 발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일제에 맞섰던 독립투사들과 후손들은 아직도 제대로 인정받고 대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조차도 친일 인사로 인정한 이들이 국립묘지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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