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부사동에 있는 윤봉길 의사 동상. |
독립운동을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분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현충시설이 대전과 충남에 모두 32곳이 있다.
만세운동을 각지에 알리고자 밤에 봉화를 올렸던 천안시 병천명의 '유관순열사 봉화지'를 비롯해 계룡시의 '광복단 결사대 기념탑' 등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탑과 사당ㆍ생가ㆍ장소가 현충시설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대전에도 항일 독립운동가의 발자취가 남은 충무시설이 6곳 있으나 무관심 속에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동구 성남동 성남네거리 인근에 있는 '송병선 선생 순국지'는 송병선 선생이 을사조약 강제 체결 소식을 듣고 한양에 상경해 고종에게 을사5적 처단과 조약 파기를 건의한 후 고향에서 자결, 순국한 곳이다.
현재는 골목 한쪽에 작은 기념비만 남아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
또 유성구 신성동에 있는 '충렬사'는 독립운동으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민영환, 최익현, 이준, 안중근, 윤봉길 선생의 위패가 봉안된 곳이다. 1968년 유성 장동과 화암동의 주민들이 후손들에게 애국심을 본받게 하고자 성금을 모아 만든 뜻깊은 사당이나, 문 잠긴 채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던 학생들 대신 군부대 장병이나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이들이 간혹 찾는 수준이다.
이밖에 동구 용운동에는 한일합병에 저항하다 순국해 고종황제의 어명으로 건립한 송병선ㆍ송병순 형제의 '문충사'가 있고, 대덕구 법동에는 임시정부 자금조달을 담당했던 독립유공자 김태원 선생의 어록비가 있으며, 단재 신채호 생가지와 1972년 세워진 윤봉길 의사 동상이 중구에 각각 있어도 시민들에게 기념되지는 못하고 있다.
관공서 기념식만 할 게 아니라 시민들이 지역에 있는 독립운동 현충시설을 기념일에 찾을 수 있도록 문화행사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충렬사 보존 및 제향추진위 김신기 위원장은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매년 5월 제향을 올리고 있으나, 학생들과 시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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