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대전 노은·반석동과 청주 산남 3지구 등 인근 신도시 개발 과정은 현 세종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형적으로는 다소 다른 도시개발 개념으로 이해되지만, 현상 속에 드러난 문제는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2004년 반석역·지족역 주변 상업용지 2단계 공급 시, 각종 규제완화 조치와 함께 부동산 경기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현 세종시에서 빚어지고 있는 문제의 다름 아니었고, 최고가 낙찰제상 최고 낙찰가율이 무려 180%에 이르렀다.
하지만 비싼 토지가를 지불한 뒤 지은 건물에는 예상과 달리 실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건물주가 자신의 낙찰 건물을 경매에 부치는 등 무리한 투자에 따른 결과가 좋지 않았다. 소액 공동 투자자들도 적잖은 손해를 입고 현장을 씁쓸히 떠나야했다.
2004년 5월 산남 3지구 상업용지 낙찰가율도 평균 188%에 이를 정도로 과열 양상을 띄었다. 법인 명의로 투자 수익성을 무기로 소액 투자자들을 모집했으나, 법인 파산 및 중도 계약 파기와 함께 투자자들은 수익은 커녕 손해를 안아야했다.
LH가 최고가낙찰제로 상업용지를 공급할 때, 적정한 낙찰가율은 공급 예정가의 120~130% 전후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에 기대면, 노은·반석의 180% 대, 지난해 행복도시 상업용지 낙찰가율 평균 159% 돌파는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의 단면인 셈이다.
물론 행복도시 역시 지난해 말 상업용지 23필지 공급 과정에서 공급 예정가보다 180% 이상 높은 금액으로 토지 매각 상황을 맞이했고, 최대 2.56배 높은 경이적인 낙찰가율에 이르기도 했다.
1-5생활권 C48필지는 예정가 149억1618만원보다 2.56배 높은 382억4999만원에 거래된 것. 토지를 매각한 LH도 공기업 적자액 차감이라는 관점에서만 마냥 기뻐할 수없는 상황이 발생됐다. 이 같은 낙찰가로는 도저히 수익 불가능한 구조라는 판단으로, 향후 건축 및 임대 등 사업실행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상가 입점 및 투자 수요가 많다지만,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에 설왕설래할 경우 과거 신도시 사례의 재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 등 전문 투기꾼들의 입심에 밀려 섣부른 묻지마 투자가 가져올 후폭풍을 항시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LH 및 지역 부동산 업계의 조언이다.
이미 대전과 충남·북 인근 상가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어 수도권 강남권에 육박했다는 풍문도 나도는 만큼, 장밋빛 전망에 실상을 못본 채 상업용지 매입 투자 및 상가 입점에 나서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에서다.
지난달 첫마을 설렁탕과 갈비탕, 짬뽕, 짜장면, 칼국수, 생선초밥 등 음식류를 중심으로 한 물가가 인근 조치원읍보다 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비싼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다.
LH 관계자는 “낙찰가율이 130%를 초과할 시 사업성 등을 의심해봐야한다.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계속될 경우, LH 자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첫마을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상가 임대 입점보다는 분양을 추천하고 싶다”며 “낙찰제로 시작된 분양가 상승이 민간 업자 소유로 이어지면서, 막연한 창업은 2~3개월 만에 짐을 다시 싸는 상황을 맞이할 수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백운석·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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