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노우라성당 |
1614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 금교령을 공포하자 일본 각지에서 신자들이 순교로 목숨을 잃었다. 1637년에 3만7000명이 살해당한 시마바라ㆍ아마쿠사의 난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포르투갈인의 내항을 금지하고, 쇄국체제 확립을 위해 기리시탄을 매우 엄격히 통제하고 단속했다. 1865년 숨어 살던 기리스탄이 오우라 천주당에 찾아가 프티장 신부를 만나 신자임을 고백하는데 이것이 기독교 역사상 기적이라고 불리는 '신자발견'이다. 250년동안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메이지 정부의 기리시탄 박해가 여러 나라에 전해지면서 각 나라에서 항의가 빗발치자 일본 정부는 1873년 마침내 금교령 팻말을 철거하고, 신자들은 신앙 고백차원에서 자신들의 마을에 성당을 헌당했다. 1877년 2명의 신부가 고토에 파견돼 선교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나가사키현 내에는 138개의 성당이 있는데 그중 약 40%가 고토 열도에 있다.
고토시 관광교류과 미야모토 야스히사 계장은 “고토 열도의 신앙인들은 바다를 건너온 개척자답게 고난의 잠복 활동을 뛰어넘어 마을에 크고 작은 성당을 세워 신앙 고백으로 그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잠복시대를 인내하며 지켜온 신앙은 지금도 나가사키 땅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전했다.
고토시 관광교류과에서 국제교류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선영씨는 “일본에 유학 와 공부를 마친 뒤 이 곳에 와서 통역 업무 등을 맡고 있는데 한국의 순례자들을 만나면 너무나 반갑고 고맙다”며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 곳에 순례자들께서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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