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은 지역미술의 초석이 되었던 근ㆍ현대기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했고 동시대 대전 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예술적,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구입했다. 또 대전시 정책에 발맞추어 뉴미디어아트 컬렉션을 강화하고 있다.
구입한 작품의 작가는 홍상식, 박용, 심웅택, 유현민, 유동조, 이민구, 김남오, 신진호, 구본주, 서재흥, 노순택, 김성연, 장지아 등 총 13명이다.
구본주는 조각의 본질성인 소재에 있어 자유로운 것이고, 표현기법상 대담한 인체 변형과 과장을 들 수 있다. '미스터리Ⅰ'은 평범한 일상을 다루되 그 속에 깃들인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표현하고 있다.
홍상식은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미술에 있어서 조각의 개념을 쌓기, 관통(通)이라는 새로운 표현방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는 빨대(貫)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자신의 예술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박용의 작품 '향'은 단순하면서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도로, 화면 중심에서 전체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여러 겹의 중첩되어진 평면적 공간에 집과 나무들을 배치해 작가 자신이 스쳐온 많은 이야기와 지금 이 순간을 형태를 비워 버림으로써 우리를 명상의 세계로 이끌어 내고 있다.
심웅택의 회화는 두께를 나눈 '깊은 결'이 있다. '채집일기'는 자연의 질서가 오롯이 남긴 '사실'을 담았다.
유현민은 사진의 시간성의 경험, 바람, 그리고 공간의 교차점을 끊임없이 추적하며 지금까지 일관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유동조의 '세 가지 물'은 물의 일반적인 세 가지 특성(액체, 고체, 기체)은 물론 물의 다양한 변화와 그에 따른 각각의 역할을 의미한다.
이민구의 '소우주' 연작은 일상의 너머에서 감지되는 이성과 감성, 종교와 논리, 현실과 이상, 미적 태도에 관한 얽히고 설킨 자신의 언어들을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김남오의 '암상(暗箱)'은 묵시록적인 징후와 예언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현실을 지금 쌓이는 현재의 '고고학적 풍경'으로 옮겨놓고 있다.
신진호는 입체성을 배제한 물체가 주는 느낌은 박제된 추억에 대한 회상이며, 과거의 한편에서 떠나온 오래된 물체들은 실존이면서 그림자를 갖지 않는 형태로 화면에 존재한다.
서재흥은 강바닥의 모래, 헤엄치는 빨간 물고기의 자태까지 섬세하게 묘사되어져 있는 모습들은 서로를 투영하며 담아내고 있다.
노순택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내재되어 표출되고 있는지를 탐색한다.
김성연의 '부유하는 이미지:양간비행, 먼지, 하루살이'는 하찮은 존재들을 통해서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명상적인 비디오 클립이다. 마지막으로 계율과 금기에 예술로 도전해 온 장지아의 '서서 오줌 누는 여자'는 사회적으로 묵인된 금기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이상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