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해 대전·충남권 대학도 수백억 원 이상의 이월적립금을 쌓아두는 곳이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을지대 945억 1000만원 ▲대전대 504억 6000만원 ▲중부대 474억 8000만원 ▲배재대 448억 2000만원 ▲한남대 374억원 등이다.
돈 없다고 아우성 대는 사립대가 이처럼 '곳간'을 불릴 수 있었던 까닭은 이월적립금 규제의 정책의 빈틈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교육부는 적립금 과다 축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2009년 12월 교비회계를 등록금회계와 기금회계로 분리, 등록금회계에서는 건물 감가상각비만 건축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도 대학 적립이 늘면서 이 정책은 사립대 적립금 축적을 오히려 정당화시켜준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월금의 경우 지난해 국회에서 대학 총장 또는 법인 이사장이 적립을 최소화하고 과다 적립 시 교육부 장관이 시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관련법령을 개정했다.
이마저도 이월금 과다 기준 및 시정요구 미이행 시 제재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해 정책 실효성 담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이월금과 적립금 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액수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이는 예산편성이 비합리적이거나 사업에 대한 예측 오류로 볼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사립대는 국립대와 달리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수성 때문에 이월적립금이 필요할뿐더러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이곳에서 돈을 끌어다 쓰는 형편이라고 항변했다.
모 사립대 관계자는 “사립대의 경우 정부 지원 없이 학교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 노후에 따른 리모델링, 기자재 구입 등에 적립금을 쓰는 한편 일부는 장학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또 최근에는 등록금 동결 등으로 적립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곳에서 돈을 끌어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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