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조회' 문턱닳는 경찰서

대전·충남 작년 20만여건 1년새 2배↑… 교통민원보다 많아 경찰서 방문만 가능… 학원·학교·PC방 등 조회의무자 “불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고용주가 종사자 또는 취업대상자의 성범죄 경력을 경찰에 확인하는 조회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성범죄자가 청소년과 접촉하는 직업에 취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률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일부에서는 매번 경찰서를 방문해 조회하는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경찰청에 접수된 성범죄 경력 조회 건수는 지난해 모두 20만5400건으로 집계됐다.

충남지역의 성범죄 경력 조회는 2011년 5만8000건과 2012년 4만9000건을 거쳐 지난해 10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2배 폭증했다. 또 대전 역시 2011년 5만3300건과 2012년 4만2600건에서 지난해 9만8300건으로 한 해사이 성범죄 경력 조회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대전의 한 경찰서에 1년에 2만 건씩 성범죄 경력 조회가 접수되는 것으로, 이는 경찰서에 접수되는 일반 범죄경력 조회나 교통민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특히, 성범죄 경력조회는 사업장의 고용주가 동의서를 받아 종사자와 취업대상자의 성범죄 유무를 경찰에 문의하는 방문접수로 이뤄지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 법률'에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자는 형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을 취업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따라 학원·유치원·학교와 의료기관·PC방 등의 기관장은 의무적으로 종사자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해야 한다. 때문에 성범죄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업종으로 규정된 기관과 사업장은 종사자의 성범죄경력을 조회하려 경찰서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동부경찰서 앞에서 만난 PC방 업주 김모(42)씨는 “성범죄를 예방하자는 목적은 이해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바뀌는데 매번 경찰서를 방문해야 성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어 불편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성범죄 경력조회가 지자체가 감독하는 연말과 연초에 집중되면서 일선 경찰서에 업무가 폭증하기도 한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법률에 규정한 업종의 조회 대상자가 성범죄 경력으로 취업 제한대상인지를 확인하려면, 방문접수만 가능하고 조회 건수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병안·내포=유희성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