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가균형발전 문제가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수도권에선 인구와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등 다방면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리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지방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국가균형발전토론회 토론자들의 의견을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 주>
국가경쟁력, 논리적 접근 필요… 지방에도 성장 기회 주어져야
▲ 신동호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
모두가 한꺼번에 잘사는 게 맞는지, 특정지역 발전시키고 성장의 열매를 나눠 먹어야 하는 게 집중적인 발전모델이 맞는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하다.
특정지역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상당한 수준의 전국적 발전을 이끌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어디에 가더라도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밑받침이 된다. 일반적으로 수도권 주민들은 아직도 상당히 부실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예를 들면 명확한 차이가 난다. 우리 정도 수도권 집중이 강화된 곳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 불과하다. 미국처럼 워싱턴, 뉴욕, 보스턴 등 각 지역이 잠재력을 모두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수도권-지방간 불균형 뿐만 아니라 동서 간 갈등도 심하다. 격차를 심화시키면서 수도권, 도시와 농촌, 도시 내 신도심과 구도심 등 역량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지역균형개발 정책을 펼쳤지만, 권력의 균등한 배분은 실현되지 않았다.
제조업체 육체적 노동은 분산돼 있지만, 제조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체의 권력은 수도권에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육체적 노동의 기회는 균등화 돼 있지만, 노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이 아직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문화는 서울에 집중돼 있지만, 전통문화는 지방강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부산은 국제 영화제 등으로 짧은 시간 내에 선도하는 도시가 된 것처럼 각 지방에서도 기획역량·산업 또는 문화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압축성장 풀 열쇠는 압축해제… 균형발전을 정책 상위목표로
▲ 최충식 중도일보 논설실장 |
권력집중이 고밀도의 수도권 집중을 부른다. 실제로 5·16 이후 제1공화국 때 도입한 지방자치를 폐지해 수도권 집중이 쉬워진 측면이 있다. 민선 5기가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도 크게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전반의 중앙 예속상태라는 기본 틀은 바뀌지 않고 있다. '불균형발전이 균형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극단적 주류발전론에 모든 걸 부속시킨 부작용이다.
대한민국을 '서울 대 아웃사이드서울'로 양분시킨 압축성장을 푸는 열쇠는 압축해제(디컴프레션·decompression)다. 서울이 런던권, 파리권, 뉴욕권과 질적으로 겨룰 수 있는 보호막 역시 수도권 규제다. 방어적인 저항도 때로 구사하면서 “물면 안 놓는 진돗개정신 정신으로 규제완화”를 하자는 수도권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
반세기 동안 경제 규모가 17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권력, 인구, 자원 독식으로 난개발과 양극화의 폐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역 대학을 육성하자면서 지방대 수도권행(行)의 '역주행' 코스를 타고 있다. 역차별론을 등에 업은 수도권 낙후 접경지역 개발, 수도권과 지방 가리지 않고 '존'이 아닌 기능별로 접근하자는 우회 카드도 경계 대상이다.
이상(理想)을 말한다면 중앙정부 차원의 변화가 정책적으로는 가장 좋다. 균형발전의 핵심인 세종시 문제에서도 가령 대통령이 매주 한 번 세종시에 상주한다고 가정해보라. 국정운영 시스템이 일대 변화할 것 아닌가. 면적이 국토의 0.6%인 서울에 전체 인구 4분의 1 가까이 모인 단일 도시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닌 같이 사는 것이 상생이다. 지방분권형 국가 운영, 동아시아 구상과 통일, 신국가발전 추진체계 등 국가정책의 상위 목표는 그래서 균형발전이다. '손톱 밑 가시'나 '전봇대'는 뽑되 꼭 필요한 규제는 빗장을 걸고 오히려 재구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수도권 집중은 국가의 총량적 발전 속에서 치유해야 할 성장 후유증이다. 성장엔진을 다시 살리고 성장곡선을 새로 그리는 변화의 진원은 이제 지방이어야 한다.
비수도권 단체장 목소리 미약… 시민단체, 정치권에 촉구해야
▲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국가균형발전, 수도권 규제완화 등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야 하는 지방 광역지자체장으로 구성된 협의회라 본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같은 역할을 다했나 생각해 보면 절대 그렇지 못하다.
지방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현재 비수도권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대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정책으로 지역의 기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충남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 나타난 것보다 훨씬 큰 직접적인 영향들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선 코 앞으로 다가 온 6·4지방선거 때 비수도권 시민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책연대나 네트워크 등을 통해 출마자들에게 수도권 규제완화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대안을 제시토록 할 것이다.
대전권 시민단체 역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정치권에 촉구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을 약속한다.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비수도권이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불구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것은 사실
▲ 나소열 서천군수(전국균형발전 지방정부협의회 공동대표 |
전국균형발전 지방정부협의회는 서울 9개 지자체와 지방 91개 총 100개의 지자체가 연합해서 활동하고 있으며, 시·도 협의회별로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성명 등이 계속 이뤄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들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도 여전히 규제완화 정책 폐기가 없다. 지방에 권력들이 뭉치지 않으면 폐기할 생각이 없다고 본다. 수도권-비수도권 힘의 균형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하에 앞으로 비수도권의 힘을 모으고 균형발전에 동의하는 수도권 수장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지자체장들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어 주저하고 있지만, 단순하게 지방이 살기 위한 균형발전이 아니라 상생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불균형발전 폐해를 보면, 경북 의성의 경우 30%, 전북 임실 40%에 육박하는 등 일부 시·군의 고령화 비율은 더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10~20년 후에는 70%이상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의 성장 동력을 갖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족기능이 무너지고, 인구, 교육, 상권 등 연속적으로 도미노 현상을 보이면서 위기가 아니라 붕괴가 될 것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 핵심은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리자고 하는것인 데 과연 경쟁력이 살아날 것인가다. 허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들어온 기업은 2007년도 378곳에서 2013년 38곳으로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수치를 보면, 수도권 규제 완화는 결국 수도권에서 지방에 들어온 기업들의 이전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고, 균형발전 법과 제도 문제 바로잡지 않는 한 지방 붕괴는 현실화 될 것을 보여준다. 결국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유승광 공주대 객원교수(플로어 의견)=수도권에 집중된 것들을 살펴보면 과거제도와 같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가운데 인재들을 끌어 당길 수 있는 육성이 중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만큼 지방자치단체가 힘이 필요하다.
강제일·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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