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처럼 학교를 입학하여 졸업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요즘처럼 학교가 많이 있거나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학업에 뜻이 있어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는 것은 하나의 축복받은 일이었다. 학교에 간신히 입학하였다 해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도 읍내나 면소재지에 자리하고 있어서 몇 십리는 걸어서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는 그런대로 다닐 수 있었지만 중·고등학교는 더욱 그랬다.
대학이라는 것은 꿈에서나 그려보곤 했던 곳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가는 일도 요즘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등학교는 더욱 그랬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 세대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대학은 차치하고라도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는 학생도 얼마 안 되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께서는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사회에 나가서 사람 노릇할 수 있다고 여겨서 어려운 형편에서도 꼭 졸업시키고자 안간힘을 다하였다. 선생님께서도 초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제자가 찾아가지 않은 졸업사진 한 장과 졸업장을 고이 간직하셨다가 제자나 부모님을 만나면 전해주시곤 하였다.
요즈음은 앨범제작이 일상화 되었지만 전체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부였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속의 졸업식은 울음 바다였다. 아쉬움의 울음이었다. 스승의 은혜와 빛나는 졸업장 그 자체였다. 언니들을 떠나보내는 재학생의 축사와 졸업생의 답사는 흐느낌 속에서 진행되었고 재학생들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이라는 노래 속에는 아쉬운 석별의 정과 눈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늘 하루쯤 빛바랜 졸업사진 속에 담긴 옛 추억을 그려보면 어떨까?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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