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런던에서 유명한 변호사인 윌프리드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켜 2개월 가까이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퇴원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다. 사실 그는 건강이 나빠져 사건을 맡아서는 안 되는 상황임에도 사무실로 돌아오던 그 날 우연히 레너드 볼의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그를 찾아온 레너드 볼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에게는 죄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사건 당일 볼은 프렌치 부인(살해당한 귀부인)을 만난 사실이 있지만 피살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레너드 볼에게 대단히 불리하였다. 피살되기 전 그가 부인과 만나고 있는 사실이 가정부에 의하여 목격되었고 그 시간대에서는 그 외 달리 부인을 만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도둑이 든 흔적도 없었는데 없어진 물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도둑이 침입하였다는 점을 위장하기 위하여 서툴게도 집 밖이 아닌 집안에서 유리창을 깬 흔적까지 있었다.
더욱 불리하게 작용한 정황은 레너드 볼은 백수건달이었고 거기에다 부인이 살해되기 1주일 전 부인과 함께 그녀의 거의 전 재산을 그에게 상속하도록 유언장을 변경한 사실이 들어난 것이다. 바로 볼은 부유한 부인의 유산상속을 받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그녀를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사실 볼은 계란분리기라는 어줍지 않은 발명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실패해서 무일푼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부인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부인은 거의 그에게 돈을 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정도에 이르러서는 볼이 부인을 하게 된 살해동기로서는 충분하였고 또한 목격자의 증언역시 볼에게 불리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무죄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있었는데 바로 그의 처 크리스티의 증언이었다. 볼이 집으로 돌아온 시각에 대한 것이다. 물론 그의 처는 이미 경찰에서 부인이 살해된 시각 이전에 볼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점을 진술하였지만. 그러나 볼이 돌아온 시간에 대한 처의 증언만으로 무죄가 될 수 있었을까? 누구도 처의 증언을 믿을 수 없을 것임을 자명하였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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