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26, 대한항공)과 주형준(23), 김철민(22, 이상 한국체대) 등 대표팀은 23일(한국 시각) 소치올림픽 남자 팀 추월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3분40초85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3분37초71)을 세운 빙속 최강 네덜란드에 선전을 펼쳤다.
스벤 크라머, 코엔 베르그스마 등 5000m와 1만m 금메달리스트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 빙속 사상 첫 팀 추월 메달이다.
이번 대회 한국 남자 선수들의 첫 메달이다. 이승훈은 밴쿠버 1만m 금, 5000m 은메달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빙속 선수 중 최다다.
이승훈은 팀으로 이뤄낸 메달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경기 후 이승훈은 “밴쿠버 이후 4년 동안 어려움도 힘든 시간도 많았고 소치 와서도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너무 좋은 성적 거둬서 기쁘고, 후배들과 같이 메달을 목에 걸게 돼서 셋이 이룬 일이어서 그런지 세 배로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팀 워크의 승리였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을 할 때도 계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메달을 딸 수 있어서 그 종목 성적이 팀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팀 추월 경기가 항상 의미가 남다르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개인전은 망쳤지만 후배들과 경기해야 하니까 흔들린 모습을 보이면 분위기가 다 같이 안 좋아질 수 있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강조했다.
주형준은 “승훈이 형이 첫날 5000m 끝나고 힘든 내색을 많이 안 했다”면서 “항상 웃고 긍정적이게 훈련도 항상 앞에서 이끌어줬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1만m도 준비를 잘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함께 훈련해주면서 마지막에 좋은 경기했던 것 같다”고 공로를 돌렸다.
맏형에 대한 무한신뢰가 원동력이었다. 김철민은 이승훈에 대해 “훈련에서 힘들 때 말보다는 몸으로 보여준다”면서 “앞장서서 하니까 우리가 따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존경스러운 것은 정말 힘들어서 못 버티고 못할 것 같은 훈련도 버틴다”면서 “정말 대단한 선배”라고 감탄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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