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유성복합터미널에는 아웃렛 형태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쇠락의 길을 걷는 유성 구도심 일대가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빨대효과'로 인해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23일 대전도시공사와 유성지역 상인 등에 따르면 후순위협상대상자가 제기했던 협약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0일 대전지법이 기각함에 따라 다소 지연됐지만 조만간 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201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다.
문제는 지상 1층은 터미널로 사용되지만 나머지 2층부터 7층까지는 복합쇼핑, 문화, 근린시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통 및 판매시설이 중소 도시의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등과 맞먹는 규모다. 유통가에서는 유성복합터미널에 롯데가 아웃렛 형태의 복합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소위 '제값 주고 사는 것'보다 할인율이 높은 아웃렛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부여에 개장한 롯데 아웃렛 역시 지역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성지역 상인들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감을 표출하면서도 자칫 상권 흡수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서서히 상권이 몰락한데다 상습적인 교통정체로 어려움을 겪은 반면, 첨단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면 유동인구 증가와 교통정체 해소, 집값 상승 등 부정과 긍정적 측면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에 따른 지역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대규모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빨대효과'를 우려하는 것이다. 주변 상권과 이해관계가 없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조속한 사업추진을 희망하고 있다.
주변 상인 A(49)씨는 “유성복합터미널이 교통은 물론 쇼핑과 문화 등이 연계된 복합시설로 조성돼 인근 중소규모의 상권 흡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대료 상승, 매출 하락 등 생계가 위협받게 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우려를 털어놨다.
그는 또 “현 정부의 경제정책 화두가 상생인 만큼 대전도시공사와 유성터미널 사업자 측은 지역상권의 몰락 이후 상생방안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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