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들은 사전 안내 없이 다른 직장을 구할 시간도 주지 않고 해고를 추진하는 학교 때문에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릴 판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충남대는 그동안 교내 건물 주·야간 경비를 일부 무인 시스템과 외부 용역을 통한 경비원 당직 두 가지 형태로 운영해 왔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근무하는 야간경비에는 36명, 공휴일 주간 경비는 30명이 각각 근무해 왔다. 주간 경비원 중 일부 젊은 층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비원은 40~60대 가장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대는 다음 달부터 교내 모든 건물에 대해 통합무인경비로 전환키로 했다. 지금처럼 많은 숫자의 경비원이 필요 없게 된 셈이다.
충남대는 통합무인경비 운영에 소요되는 15~26명을 제외한 나머지 경비원을 이달 28일 이후 해고키로 했다.
해고 예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비원들은 발끈하고 있다.
A씨는 “충남대가 사전에 이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은밀히 추진해 오다가 경비원들이 소문을 듣고 관계자를 찾아가 따지자 해고 추진 사실을 인정했다”며 “지역 거점 국립대가 너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니냐”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경비원은 “경비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데 다른 직장을 구할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무턱대고 자른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며 “여기서 해고당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 지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고용이 승계될 예정인 경비원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통합무인경비에 참여할 경우 현재 받고 있는 월급보다 30만원 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가계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충남대는 경비 시스템 변화에 따라 불거진 일로 경비원 구제책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통합무인경비업체로 낙찰된 회사가 운영하는 다른 사업장에 경비원을 취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학교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고용 승계 경비원들의 월급이 줄어드는 이유는 근무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경비원에게는 안내했는데 모두 모일 기회가 없어 전체적으로 고지는 못했다”며 인정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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