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도청이 이전된 이후 대전지역 원도심 경제가 위축되고 있지만 자치단체가 음식점 살리기 운동 등 생색내기용 정책 이외엔 이렇다할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이 주변 음식점을 이용하고 음식점 안내책자를 배포하며 일부 예산도 집행됐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난만 낳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내 일반음식점은 1만9082개소(지난해 12월말 기준)에 달한다. 자치구별로 동구 2728개소, 중구 3670개소, 서구 5963개소, 유성구 4122개소, 대덕구 2599개소 등으로 일반음식점이 분포돼 있다. 이런 가운데 시와 자치구는 충남도청 이전을 비롯해 경제침체 등 악재로 인해 지역내 음식점들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점을 인지, 지역 음식점 살리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우선 시와 자치구는 청사내 구내식당 휴무제를 시행해 직원들이 점심으로 주변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보통 2주에 1번꼴로 수요일마다 직원들이 청사 주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다. 중구는 지난해부터 충남도청 이전에 따라 2주에 1일이었던 구내식당 휴무제를 1주에 1일로 변경해 직원들이 주변 음식점을 이용토록 했다.
여기에 대전시는 이달 들어 개인서비스요금 안정화 및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착한 가격업소 홍보 책자 3000부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 책자는 대전정부청사 및 세종정부청사에 입주해 있는 각 부처에 전달됐으며 입주 공무원들에게 대전에 있는 저렴한 가격의 맛집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와 자치구의 이 같은 지역 음식점 살리기 정책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을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공무원들이 지역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구내식당 휴무제를 실시한다고 해도 이는 1~2주중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안내 책자를 배포하더라도 전반적인 지역민들의 음식점 이용률을 높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구의 경우에는 대형 빌딩의 공실 해소가 쉽지 않은데도 입주 업체에 대한 별다른 혜택은 없다. 단순히 음식점을 살리는 것이 아닌, 상권 전체가 살아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라는 조언도 뒤따른다.
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무조건 음식점만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원도심 등 상가지역의 시설 개선 등으로 사람이 많이 찾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공모 등 다양한 방안도 함께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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