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의원 |
▲노영민 의원 |
정국 주도권과 제1야당의 존재감이라는 중요 의미가 내포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당을 진두지휘할 인물이 누구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각 당의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충청권 의원들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의 경우, 원내대표 경선은 여권의 권력 지형을 바꿀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력주자는 5선의 남경필 의원(수원병)이다. 남 의원은 최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남 의원은 “저에게 주어진 역할은 중앙, 국회에서 당을 바꾸고 정치를 개혁하는 일”이라며 원내대표 도전을 시사했다.
그러나 남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이 녹록지만은 않다. 이완구 의원(부여ㆍ청양) 때문. 이 의원은 선거전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의 표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이에 영남 정치권 일각에서는 '영남권(당대표)+충청권(원내대표)' 카드라면 지방선거 필승의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친박계의 핵심인사인 최경환 원내대표와 이 의원의 긴밀한 관계도 '이완구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공직 생활을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의원은 신뢰관계를 계속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이 3선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 원내대표 선정을 좌우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친박계의 표심이라해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이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때문에 충청권 의원들은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충청권 출신이 다수인 수도권 민심마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의원을 적극 밀고 있다.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도 개혁성향의 이미지로, 원내대표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유기준 의원(부산 서)이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경쟁력강화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유 의원은 당초 부산시장 도전을 준비했지만, 원내대표 후보군에 확실한 친박 주자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에서는 박영선(구로을)ㆍ노영민(청주 흥덕)ㆍ우윤근(광양 구례)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새누리당을 제대로 견제하고 당내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의 원내대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부각되고 있다.
박 의원은 여성 원내대표를, 노 의원은 충청권 역할론을, 우윤근 의원은 소통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당내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박 의원은 '여성 대통령도 나온 만큼, 야당 원내대표도 여성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 의원은 정책위의장과 법사위 간사,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거쳤고 투사적인 이미지로, 새누리당 이 강성 원내대표를 내세울 경우, 박 의원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의원과 관련 비판적 견해를 가진 당내 세력도 적지 않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이에 충청권 인사인 노영민 의원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류진영인 노 의원은 여당에 맞서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는 '강한 야당'을 표방하는 한편, 지방선거에서의 충청권 역할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민주당 후보군 중에 전략적인 위치에 서있다. 더구나 충청권 의원들이 최근 서울 오찬 간담회에서 노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할 경우, 그를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주류진영과 충청권 의원들의 결집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우윤근 의원도 원내대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 의원은 소통을 기치로, 원만한 당내 관계가 강점을 지녔다. 이밖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정식(경기 시흥을)ㆍ최재성(남양주갑)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을 진두지휘할 원내대표인 만큼, 거론되는 후보들 간에 치열한 정쟁과 세력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충청권 의원들이 여야 원내대표로 뽑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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