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러명의 학생들이 모여 아이돌 가수의 앨범을 공동구매하는 모임이 유행이다. 엑소나 B1A4 등 각기 다른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인원수 만큼 앨범을 구매해 해당 가수를 좋아하는 학생에게 팬사인회 응모권을 몰아주고 있다. 모임에 참가 중인 한 학생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도 팔아주고 다른 아이돌 가수의 음악도 듣고 일석이조인데다 팬사인회 참가 확률도 높아지다보니 서로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음원 시장의 확대로 음반 시장이 어려움을 겪자 음반사에서 다양한 마케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지방에서 열리는 아이돌 팬사인회가 일부 열혈 팬들의 앨범 사재기를 부추기며 과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지역에서도 한,두달에 한번꼴로 아이돌그룹 팬사인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열린 한 음반사 주최 아이돌그룹 팬사인회에서는 총 100명의 팬들을 사전응모를 통해 선발했다. 해당 아이돌그룹의 DVD를 구매하면 응모 신청 기회를 주고 나중에 추첨하는 방식이다. 일부 열혈 팬들은 팬사인회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앨범을 여러장 구매하고 있다. 또 음반사는 아이돌그룹 멤버별로 표지사진을 달리하며 앨범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B1A4의 경우는 멤버 5명의 개인 사진을 각각 표지로 해 2집 앨범을 총 6종으로 발매했다. 결국 팬들은 각기 다른 멤버들의 사진을 갖기 위해 똑같은 노래가 담긴 앨범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계의 관계자는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열혈팬들은 학생들인 경우가 많다”며 “음반사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겠지만 청소년들의 심리를 이용해 작은 호주머니를 터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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