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학사구조조정의 새로운 양상에 적응하기부터 쉽지 않을 것 같다. 명품대학 수준에 오른 대학이 많지 않다 보니 극소수 대학의 특정 분야를 빼면 대학 자율, 국가 지원, 지역 전략 어느 유형이건 만만치 않다. 물론 특성화 기반이 다져 있지 않았을수록 특성화 가능성을 내포하는 분야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 지역 전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사업은 지역의 경제적 토양에 의존해야 하는 데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크기 마련이다. 게다가 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학문단위는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겠지만 그 나머지는 경쟁력 약화라는 불이익을 의미할 수 있다. 이는 잠재적인 학내 갈등의 불씨로 예견되는 요소다.
경쟁력을 키울 특정 부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 부분 좌우되는 데다 대학의 지역 기반이 미약한 점 또한 문제다. 대대적인 정원 감축과 나란히 가야 하는 고뇌를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경제계가 함께 이해해야 한다. 기존의 협력관계를 뛰어넘는 연계발전 전략 구사에 적극 협력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같은 권역으로 분류되는 대전·세종·충남 대학 간 눈치 보기나 보안 강화는 불가피하겠지만 공생을 전제로 가능한 선의의 협업까지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학과 폐쇄를 우려하는 인문·사회·기초과학·예체능 계열에 보다 많이 배려해야 한다. 상경·공학계열 등 정원이 많은 인기학과 역시 방심하지 못할 처지다.
이제 혁신만이 대학의 생존을 보장한다는 생각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대도 달라져야 하는 시대를 맞아 대학의 관련 사업단을 중심으로 만반의 준비를 다할 일이다. 정부는 정원 감축만 강조하다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거나 선택받지 못한 학과의 경쟁력이 급속히 저하되지 않도록 꼭 배려해야 한다. 어쨌든 지역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특성화 사업에 집중할 운명에 직면해 있다. ‘특성화’를 향해 전력을 쏟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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