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설립 신청이 있을 경우 충남교육청이 심사를 거쳐 받아주고 있는데, 자사고 학생 쏠림 현상으로 일반고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지철 의원은 19일 제268회 임시회 교육행정 질의를 통해 “다음 달 개교 예정인 아산지역에 삼성고등학교로 인해 일반고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자사고 추가승인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재벌 기업이 학교재단에 제공하는 각종 특혜를 내세워 신입생 유치활동을 벌이는 바람에 천안과 아산을 비롯한 인근 시군의 일반계 고등학교들은 성적 최우수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이렇게 일반계 고등학교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자사고를 신설하는 것은 일반고 공동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자율형 사립고 정책은 보통교육인 고등학교 교육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면서 충남교육청의 자사고 추가승인 계획에 대해 따져 물었다.
아산 탕정산업단지 내 자리잡은 삼성자사고의 경우 다음 달 1일 개교 예정으로 학생 선발은 이미 마친 상태다. 학급당 35명에 전체 30학급(학년당 10학급)으로 입학정원은 1050명이다.
첫 학생 선발에서 335명 중 70%인 245명을 삼성 임직원 자녀로 선발했으며, 나머지 90명은 일반 전형으로 뽑았다. 이처럼, 학생 선발 기준에 문제가 제기되자 '삼성만을 위한 학교'라며 논란이 지속돼 왔다. 지난해 12월 지역시민사회단체는 “삼성자사고 설립과정에서의 특혜와 불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삼성자사고의 인가 취소를 촉구했다. 아산 삼성자사고 개교에 이어 당진에서도 현대제철의 지원을 받아 내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교육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아산 삼성자사고는 내달 개교 예정으로 학생선발을 끝냈으며, 당진 현대제철은 얘기는 나오는데 승인 신청과 관련해서는 아직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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