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선거법 위반여부 '헷갈리네'

개인적 수상 알리기 가능… 업무관련 배포는 안돼 내부 해석달라 행정업무 차질… 정확한 교육 필요

6·4 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판단이 어려워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선거법 위반에 대한 생각이 달라 자칫 행정업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8일 대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소속 공무원을 포함)은 선거일 180일전(지난해 12월6일)부터 선거일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획, 추진실적, 그 밖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사항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홍보지 소식지, 간행물, 시설물, 녹음물, 녹화물, 그 밖의 홍보물 및 신문, 방송을 이용하여 행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 배부, 또는 방송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자치단체 내부의 해석이 각각 달라 행정업무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

대전의 한 자치구는 최근 해당 구청장의 수상 실적에 관한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구청장 개인적인 사안을 배포할 경우, 선거법 위반 대상이 되기 때문으로 해당 구청은 전했다. 관련 사진 역시 배포가 어렵다는 게 해당 구청의 뒤따른 설명이다.

하지만 선관위에서는 오히려 개인적인 수상의 경우에는 현직 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관련부서에서 해당 자료를 배포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자치구 업무와 관련된 내용인지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갈라놓는다는 것.

또 이달 초에는 구청장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구정 전반을 알리는 과정에서 파워포인트 등 발표 자료를 쓸 수 없다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구두로 구정현황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역시 선관위에서는 올해부터 일부 규정이 개정돼 자료를 활용해 구정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왔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 일부 직원은 현직이 불출마하면 시책을 홍보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출마 여부를 떠나 자치단체장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 선거법을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잘못 해석한 것이다.

한 자치단체 공무원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선거법 위반인지 정확하게 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며 “다만, 현재는 선관위에 질의하거나 주변에 물어가면서 행정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선거법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지방행정업무가 지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확한 선거법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전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에 대해 자치단체에 시기별로 선거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보낸다”며 “자치단체의 공보 활동에 앞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