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문숙 경제부 |
정권 출범 때마다 반복되는 출연연 기관장의 중도 교체 현상이 과학기술계 연구 현장을 정치권에 귀속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IBS)을 포함, 모두 6명의 대덕특구 출연연 기관장들이 연이어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했다. < 본보 17일자 2면 보도>
앞서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에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4개 출연연 기관장이 임기 중 중도사퇴했다.
과학벨트 핵심 연구기관인 IBS 원장직의 사퇴 소식에 과학계는 올 것이 왔다며 망연자실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미래창조과학부)가 작성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계획안에 국내 최고 수준 연봉과 임기 5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던 자리다.
당시 교과부는 기존 출연연 기관장 임기가 3년인 반면, IBS 원장 임기를 5년으로 규정한 것은 과학벨트 사업의 수월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오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16년 11월 24일까지다. 그러나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오 원장이 '살생부'에 포함돼 정해진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는 소문이 줄곧 나돌았다.
사퇴 이면에는 연구단 선정으로 불거진 갖가지 불만 세력들이 오 원장을 이명박정부 사람으로 몰아붙이면서 그의 앞길을 막아버렸다는 게 대덕특구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같이 일부 '정치과학자'들이 도에 넘는 자리 욕심과 암투가 묵묵하게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진짜 과학자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청와대와 미래부는 일부 정치과학자들의 지난 정권 사람 찍어내기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 잘 못된 점에 대해선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과학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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