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도솔산에 등산로 갈림길이 세 방향이지만, 표지판은 두 방향만 안내하고 있다. |
대전의 공원과 산에서 하산 중에 길을 잃어 구조를 요청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 인근의 산에는 산악 위치표지판이 없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고 길을 안내하는 안내판은 부실해 뒷산 조난사고를 키우고 있다.
대전소방본부가 2013년 산악구조를 위해 출동한 횟수는 모두 124차례다. 이 중 길을 잃은 등산객을 찾은 일반조난이 27건이었다. 이는 산속에서 발을 헛디딘 등산객을 구하는 실족 조난(26건)이나 개인질환(17건)보다 출동 건수가 많은 수준이다.
또 산속에서 구조를 요청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사건도 매년 증가해 2011년 80건에서 2012년 110건, 지난해 124건까지 기록했다. 이는 바람쐬듯 가볍게 오른 뒷산에서 상당수 시민이 사고를 당해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월평공원과 보문산처럼 등산로가 잘 정비된 곳과 전민동 화봉산이나 도마동 도솔산처럼 높지 않은 산에서도 조난으로 구조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반면, 대전 대부분 산에는 산악 위치표지판이 없거나 일부 등산로 표지판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등산객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등산로를 따라 수백 미터 간격으로 번호를 부여한 위치표지판은 보문산과 식장산·수통골 일부에 설치됐을 뿐, 대다수 마련돼 있지 않다.
또 등산로 방향을 정확히 가리켜야 할 안내판은 훼손된 채 방치되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아 등산객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
때문에 산속에서 구조를 요청할 때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며,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도 어림짐작에 기대 출동할 수밖에 없다.
대전소방본부 119구조대 한 관계자는 “대전 근교의 산에는 산악 위치표지판이 없거나, 설치된 곳도 담당기관이 다르다”며 “관할 구역의 등산로를 직접 다녀보거나 신고자의 설명으로 위치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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