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지난 12일 동구의 지역구 의원 1명을 줄이는 내용의 '대전시 자치구의회 의원정수 조례안'을 원안 가결한 것과 관련 동구 의회와 가양 1ㆍ2동 등 해당 지역구민들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
동구의회와 지역민들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원 정수의 축소는 표의 등가성을 왜곡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당시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의 회의장 등을 찾아 반대 성명을 전달하는 등 시의회가 조례안을 부결시켜주길 촉구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해당 조례안의 절차상 통과나 부결만을 논할 뿐, 획정안의 수정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본회의에 부쳤다.
이에 황경식 행정자치위원장은 조례안을 통과시킨 뒤 “이번 사안은 국회의원 선거구처럼 지방의원도 (등가성의) 문제라는 게 중론이라면서도 “시의회가 부결해도 선거구 획정안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어 의결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대전시의원들의 고민거리도 비롯된다. 절차상의 일을 처리하고자 논란의 소지가 있는 획정안을 제대로 짚어보지도 못한다는 것.
당시 오태진 의원(새누리당ㆍ대덕구3)은 “표의 등가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획정안은) 실질적으로 우리한테 권한도 없는 사항을 법으로 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권중순 의원(민주당ㆍ중구3)도 “표의 등가성 고려와 원도심 활성화 지원차원에서 볼 때 동구의 기초의원 의석수를 줄이는 것이 맞는지 심도 있는 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전시의회가 조례안의 논란을 알고도 방치했으며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대전시의회가 19일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공직선거법 부칙에 광역자치단체가 마련한 선거구 획정안이 법적 효력을 갖추지 못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를 결정하도록 명기된 이유에서다.
한 시의원은 “해당 지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일이나, 사실상 시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획정위 구성 이전부터 의석수 조정에 대해 지방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토록 해 수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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