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폭탄맞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지역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폭탄맞나

충남·한밭대 등 재원 상당부분 차지… 대법판결 따라 참여 늘어날 듯

  • 승인 2014-02-17 18:15
  • 신문게재 2014-02-18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지역 국립대가 올 상반기 기성회비 반환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등록금 동결 등으로 갈수록 대학 경영이 궁핍해지는 상황에서 소송결과에 따라 거액을 학생들에게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공립대 학생들이 각 대학 기성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기성회비 반환소송은 2심까지 학생들이 이겼다.

법원은 기성회비를 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을 잇달아 내렸고 이제 올 상반기 대법원 판단만 남았다. 속단은 금물이지만 대학가에서는 대법원도 학생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성회비는 학교 시설 설비비와 교직원 연구비, 기타 학교운영경비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수업료와 함께 등록금에 합산돼 학생들에게 청구되는 데 국립대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역 국립대 중에서는 충남대가 70%, 한밭대의 경우 더욱 높아 무려 95%에 달한다. 예컨대 한밭대 특정 학생 1명의 한 학기 등록금을 200만 원으로 가정할 때 이 가운데 190만 원이 기성회비이며, 10만 원이 수업료인 셈이다. 기성회비를 징수하지 않으면 사실상 국립대 운영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지역 국립대가 올 상반기 예정된 대법원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지역 국립대는 일단 새학기 신입생 및 재학생 등록금 고지서에 기성회비를 포함해 발송할 계획이다. 만일 법원 판결처럼 기성회비를 낼 의무가 없다며 납부를 거부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제적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기성회비 반환소송에 참여한 지역 국립대 학생은 충남대 10명, 한밭대 2명에 불과, 소송전이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서울대 재학생이 반환소송에 300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문제는 대법원이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을 경우다. 이럴 경우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까지 소송참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 지역 국립대는 가슴을 졸이고 있다.

소송인단 규모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지만, 소송액수만 최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달할 전망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기성회비 반환소송 카페에는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 등 지역 국립대 학생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역 국립대 관계자는 “대법원이 학생 손을 들어줘 반환소송이 본격화되면 이를 감당할 재원이 없는 상태로 대법원 판단을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학생들의 소송이 반드시 돈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소문도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